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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S600L, 넘치는 힘마저 호화스럽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L은 엄청난 힘까지 고급스럽게 표현해냈다. 순식간에 200km/h에 도달하고, 이후 리미트 걸리는 속도까지의 재가속력에서 엄청난 힘을 실감할 수 있다. 속도 제한이 없다면 300km/h까지도 가능할 기세다. 폭발적으로 달려 나가지만 결코 안정감을 잃지 않고, 시종일관 조용함을 유지한다. 그리고 절정에 달한 보디 컨트롤 능력이 S600L의 가치를 더한다.

글 / 메가오토 한상기
사진 / 메가오토 원선웅


자동차에서 V12 엔진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V12 엔진의 BMW 750이 데뷔한 것이 약 20년 전이지만 여전히 12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승용차는 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와 BMW, 그리고 최근의 아우디, 폭스바겐까지 단 네 모델뿐이다. 엔진을 보유하고 있어도 쉽게 출시하기 힘든 것이 12기통 엔진의 최고급 세단인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만 제한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토요타 센추리는 논외로 하겠다.

W220부터 메르세데스는 S600의 V12 엔진에 트윈 터보를 더해 출력의 수치에서도 최고를 추구했다. 신형 S600은 517마력으로 출력 증강은 소폭에 그쳤으나 여전히 라이벌을 압도하는 막강한 토크를 자랑한다.

마이바흐의 실루엣, 당당함이 남달라

외관은 다른 S 클래스와 차이가 없다. 휠 디자인이 틀리고, 트윈 머플러가 두드러지게 돌출됐을 뿐이다. 승용차의 12기통은 특별하기 때문에 ‘V12’ 같은 로고 하나쯤은 넣어줄 만도 한데, 뒤에 붙은 ‘S600’으로만 구별된다.
S 클래스는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마이바흐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어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졌다. 쭉 뻗은 휠베이스 때문에 5m가 넘는 전장이 더욱 길어 보인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프리머시 255/45ZR/18, 275/45ZR/18 사이즈로, 차 자체의 컨셉트에 맞는다. 대체로 휠을 크게 쓰는 추세인 요즘, 메르세데스는 휠 사이즈를 무리하게 키우지는 않는다. S600L도 마찬가지로 18인치라는 사이즈는 출력을 생각할 때 겸손하기까지 하다. 이정도 출력이면 능히 20인치를 끼워도 좋을 것이다.

고급 소재 아낌없이 사용해

실내는 당연히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이 거의 없다. 룸미러만을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정도. 뒷좌석 삼각창의 블라인드까지 전동식이다. 실내의 모든 버튼에는 주름을 새겨 조작감이나 감촉까지 신경 쓴 모습이다. 또 천정은 물론 A 필러까지 모두 알칸타라 가죽으로 덮어서 다른 S 클래스와 차별화 했고, 이외에는 우드그레인과 가죽을 맘껏 사용해 최고급 모델임을 강조했다.


시트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비싼차라는 것이 저절로 느껴진다. 소재는 둘째치고라도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도어트림까지 바느질 땀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실내를 이루는 모든 플라스틱은 두말 할 것 없이 최상의 품질감을 느끼게 한다. 유리와 도어 사이에까지 꼼꼼하게 흡음재를 덧대 소음 차단에 철저한 모습이 눈에 띈다. 툭 튀어나온 센터페시아에는 ‘V12\'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있다.

BMW의 i-드라이브와 흡사한 디자인의 컨트롤러로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i-드라이브만큼 기능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좌우도 돌릴 때 힘은 좀 덜 든다. 많이 사용하는 CD, 라디오, 공조 장치의 온도 조절과 바람 세기, 네비게이션 등의 기능은 밖으로 꺼내놓아 편의성을 살렸다. 기능과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보면 i-드라이브와 MMI의 중간쯤이 아닐까 싶다.
실내에서 한 가지 흠이라면 아날로그 시계가 차급에 비해 좀 떨어진다. 좀 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 한글 네비게이션이 반갑긴 하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시인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쉽다.
나이트 비전은 기자처럼 밤눈 어두운 사람한텐 참 유용한 장비인데, 스티어링 컬럼 왼편의 스위치를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 된다. 나이트 비전을 켜면 전방 시야가 속도계 자리에 나타난다.

뒷좌석도 좌우 독립식 공조 장치나 시트 조절이 앞좌석과 동일하다. 또 다이얼 컨트롤러로 TV와 DVD를 고를 수 있고, 세밀한 부분도 조절 가능하다. 뒷좌석 선루프의 덮개를 열면 대단히 넓은 개방감을 제공된다. 유리의 면적도 앞좌석보다 넓어 역시 쇼퍼 드리븐의 성격에 충실한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뒷좌석 어느 한 쪽에서도 양쪽 창을 모두 열거나 닫을 수 있는 것. 센터 암레스트에는 AUX 단자가 있어 게임기 등을 바로 연결할 수도 있다.

조용히 빠르고, 고속 안정성 돋보여

시동키를 돌리면 12개의 실린더에 차례로 점화되는 소리가 다른 엔진과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 보통 시동을 걸면 ‘카르릉’하고 한 번에 걸리지만 S600L은 ‘차르르르’라고 표현해야 할까? 다른 12기통도 대체로 비슷한 느낌이었다.
엄청난 출력에 비해 엔진은 너무나 조용하다. 당연히 진동도 거의 느낄 수 없다. 괴력의 소유자지만 실질적인 최고급 승용차니만큼 당연히 이래야 할 것이다.

엔진의 출력에 발맞춰 각 단의 기어비는 무척이나 널찍널찍하게 설정되었다. 7G-트로닉 이전의 5단 AT는 대체로 기어비가 긴 편이지만, S600L의 경우 토크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가장 길다고 할 수 있다. 최신의 7G-트로닉은 아직 이정도 토크를 받아낼 수 없기에 5단 AT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우선 많이 사용하는 5단 100km/h에서의 회전수는 1.800rpm으로, 정확하게 터빈의 부스트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정지 상태에서 풀 스로틀 하면 약간의 멈칫거림 후에 타이어가 ‘삐비빅’ 소리를 지르면서 앞으로 뛰쳐나간다. 전자 장비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제어하건만 뒷바퀴에 걸리는 토크를 타이어가 소화를 못한다.
S600L은 1단에서 80km/h에 도달하는데, 2단의 최고 속도는 125km/h 정도로 비교적 붙어있다. 그리고 3단에서는 정확하게 200km/h까지 도달하고 4단으로 넘어간다. 최대 출력은 5,000rpm에서 나오지만 풀 스로틀에서는 6,000rpm 되서야 변속되고, 2,000rpm 이후부터는 토크의 분출이 일정하다.

3단까지의 가속력은 흡사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이 느낌 때문에 꼭 차체가 뜰 것 같지만 지면에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 일품이다.
4단으로 넘어가서도 가속력은 여전하다. 4단 200km/h에서도 회전수는 4,000rpm 정도에 그치고, 그대로 속도 제한되는 250km/h까지 폭발적으로 달려 나간다. 디지털 속도계로 확인한 결과 정확히 253km/h까지 가속된 다음 리미트가 걸리는 느낌이 가볍게 걸리면서 속도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최고 속도까지의 도달 시간이 너무 빠르고 달려 나가는 기세가 대단해 리미트 걸리는 게 아쉬울 뿐이다. 속도 제한이 없다면 충분히 300km/h까지도 도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추월 가속이나 재가속도 대단한데, 4단으로 200km/h 크루징에서 가속력도 기대 이상이다.
5단 AT는 고회전에서 윗단으로 변속 시 약간 동력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 순간적인 텀이 느껴지지만 워낙 가속이 빠르기에 잘 티도 안 난다. 5단 AT는 D 모드에서도 곧바로 수동 전환이 가능하고, 다시 D 모드로 돌아오고 싶으면 시프트 업 버튼을 조금 길게 누르면 된다.

제원상 0→100km/h 가속 시간은 4.6초로, 이정도면 거의 수퍼카급이다. 하지만 차는 시종일관 조용하다. 조용히 쭉 뻗어나갈 뿐이다. 회전수가 높아짐에 따라 엔진 음량도 비례해 커지긴 하지만 아주 기본적인 음량만 실내로 유입된다.

아주 저속에는 약간의 롤이 있다. 차의 성격을 생각해 일부러 롤을 허용한 느낌이다. 차가 움직이는 시점부터 적극적으로 전자 장비가 보디를 컨트롤한다. 무조건적인 출렁거림과는 다르다.
저속에서 말랑했던 하체는 속도가 붙을수록 단단해지고 롤과 피칭도 어느새 없어져 버린다. 그 과정이 너무 매끄럽게 진행되어 신경 쓰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보디 컨트롤이 그만큼 세련됐다는 뜻이다.


스티어링도 마찬가지. 저속에서는 새끼손가락 하나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하지만 속도에 비례해 점진적으로 무거워지고 조향도 정확해진다. 고속에서 스티어링이 가벼우면 직선 주행에서도 운전자가 불안을 느낄 수 있으나 그런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속도감이 실제 속도를 크게 밑도는 것을 신경 써야 한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정말 우수하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고 그 커다란 차체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조향 특성은 기본적으로 약한 언더스티어이다. ESP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고, 한계에 가까워지면 강력하게 각 휠에 제동을 건다. 차체의 거동이 불안해 질 때 순간적으로 안전벨트가 몸을 바짝 조였다가 풀어주는 것은 기능을 떠나 심리적인 안정감이라는 면이 더 크다. 타이어는 그립이 나쁘다기 보다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미끄러진다.
또 시트에는 코너를 돌아나갈 때 그쪽 방향의 사이드 볼스터가 부풀어 올라 옆구리를 받쳐준다. 이 ‘액티브’ 볼스터는 일반적인 차선 변경에서도 작동하고 차체의 기울어짐에 따라 딱 그만큼만 부풀어 오른다. 이 역시 기능적인 면도 있지만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차가 살아있다는 느낌까지도 줄 수 있다. 반면 빠르게 레인 체인지를 하면 볼스터의 반응이 따라오지 못한다.

브레이크는 예외 없이 강하다. 200km/h 넘는 속도에서도 최대 답력의 반만 줘도 원하는 만큼 멈춰 서고, 급제동에서 좌우 밸런스를 유지하는 모습도 극히 안정적이다.

최고급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의 정점에 있는 S600L은 일반적인 자동차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사치스러울 정도의 고급스러움과 수퍼카급의 막강한 출력을 동시에 아울렀다. 그 대가가 2억 6,600만 원의 차값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L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mm) : 5,206×1,871×1,473
휠베이스(mm) : 3,165
트레드 앞/뒤(mm) : 1600/1606
중량(kg) : 2,260

엔진 : 5,513cc V12 트윈 터보
보어×스트로크(mm) 82.0×87.0
최고출력(마력/rpm) : 517/5,000
최대토크(kg.m/rpm) : 84.6/1,800~3,500
압축비 : 9.0:1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 5단 AT
기어비 ①3.60/②2.19/③1.41/④1.00/⑤0.83
최종감속비 : 2.650

서스펜션 앞/뒤 : 4 링크/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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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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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8 16:10 | 신고
이야~ 보조석도 메모리얼시트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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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8 16:09 | 신고
4번째 사진도 전혀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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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8 16:09 | 신고
2번째 사진은 왜 미리보기와 본 사진이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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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8 16:08 | 신고
초고급 S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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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8 16:08 | 신고
역시 비싼게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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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6 11:34 | 신고
미사일이 발사될것만 같은 버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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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6 11:34 | 신고
핸들의 투컬러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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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6 11:34 | 신고
이때 이미 저런 옵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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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6 11:33 | 신고
무려 S600!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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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 2020-04-26 11:33 | 신고
벤츠 S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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