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푸조 206CC 록시, RC라인 시승기

소형 하드탑 컨버터블의 대명사 206CC에 새 가족들이 들어왔다. 패션 디자이너의 손길이 다듬은 화려하고 패셔너블한 록시와 206RC의 명성에 힘입은 RC 라인이 그 주인공이다. 실속파이면서 남다른 패션감각이 있는 이라면 록시를, 작고 앙증맞은 206CC로 카리스마 넘치는 핸들링을 경험하고 싶은 이라면 멋진 RC 라인을 만나 보시라.

글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사진 / 박기돈, 원선웅


하드탑 컨버터블의 대중화 시대를 연 장본인 206CC가 다양한 모델 라인업으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기존 클래식과 롤랑 갸로, 퀵 실버에 이어 록시와 RC라인을 국내에 추가로 선보인 것이다.
유럽 소형차의 대표주자이면서 WRC를 통해 뛰어난 명성을 쌓은 206의 쿠페 카브리올레 버전인 206CC는 메르세데스-벤츠가 SLK와 SL로 럭셔리 하드탑 컨버터블 모델 시장을 열어 가던 때 등장해, 하드탑 컨버터블을 대중화 시킨 핵심모델이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가 ‘바리오루프’라는 그들만의 이름을 사용한 데 비해 206CC는 ‘쿠페 카브리올레’를 줄여서 만든 ‘CC’라는 용어 또한 대중화 시켰다. 이후 푸조 뿐 아니라 여러 메이커에서도 CC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이다.

206CC는 국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2천 만원 대의 소형 하드탑 컨버터블 시대를 열면서 개성 있고 화려한 오픈카를 꿈꾸던 수 많은 젊은이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멋진 스타일링과 매력적인 하드탑 컨버터블로 스포츠카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206CC를 대한 많은 이들에게, 1.6리터 110마력 엔진과 4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이 빚어내는 부족한 주행성능은 상대적으로 큰 실망감을 안겨 준 것 또한 사실이다. 유럽에는 2리터 180마력 엔진과 수동 5단 변속기의 조합이 존재하지만 수동 변속기가 팔리지 않는 국내 여건 상 국내에서는 만나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가격의 멋진 소형 하드탑 컨버터블은 큰 인기를 얻었고, 공식 수입사인 한불 모터스는 그러한 고객들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瓚刮?도입에 앞장섰다. 이듬해 5월 롤랑 갸로가 국내에 먼저 선을 보였고, 뒤 이어 퀵 실버 모델도 등장했다.
그리고 이번에 록시와 RC 라인이 추가된 것이다.

패셔너블한 내 외장의 록시

사실 기자에게는 무슨 가수의 이름인양 생소한 록시(ROXY)는 젊은 여성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세계적인 여성 캐주얼 브랜드라고 한다. 206CC 록시는 록시 브랜드의 고유 문양과 록시 브랜드를 상징하는 컬러 등으로 내 외장을 꾸민 디자이너 버전이다. 206CC 록시는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아이언 그레이 (Iron Grey) 컬러를 차체에 적용하고 록시 로고를 도어 뒤쪽에 부착했는데, 이 로고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홀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실내에는 스카이 블루 컬러의 투톤 직물 시트가 록시를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자수로 록시 로고를 수 놓았다.
그 외의 사양은 기본 모델과 다르지 않다.


록시와 RC 라인에서 공통적으로 예전 모델들과 달라진 부분은 도어 패널 상단에 돌출형 버튼으로 되어 있던 도어 락 장치가 센터 페시아 상단 트립 컴퓨터 모니터 앞으로 이동한 점이다. 예전에는 비상등 버튼 하나만 있던 것이 도어 락 버튼과 비상등 버튼으로 나뉘어 졌다. 그리고 그 버튼들 가운데 조그만 LED 램프를 달아 주행 중에는 도어 락 상태를 표시해 주고, 주차 시에는 락 상태와 함께 도난 방지 장치 가동 표시를 해 준다.

도발적인 이미지가 더해진 RC 라인

206CC RC라인은 206WRC의 영광을 재현한 핫 해치 206RC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206CC에 적용한 버전으로 유명한 튜닝업체인 독일 이름셔가 손을 보았다. 이름셔는 한 때 대우 르망 레이서를 튜닝한 업체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던 업체다.
206CC RC라인에 적용된 새로운 부분은 206RC에서 가져온 아틀란티스 17인치 알루미늄 휠과 광폭 타이어, 그리고 스타일과 기능이 뛰어난 버켓 시트와 투톤 내장, 알루미늄 롤 오버 바 등이다.
또한 기본형에 가까운 록시에 비해 고급 옵션이 많이 장착되어 있는데, 첨단 주행 안정 장치인 ESP를 장착했고, 운전석 열선 시트와 전자동 에어컨 등이 구비되었다. 뒷좌석과 계기판 윗 부분은 가죽으로 마무리했다.

206CC RC 라인 또한 이렇게 외형적으로 변한 것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차를 운전해 보았을 때는 상당한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206CC RC라인을 중심으로 자세한 소개와 주행 느낌을 좀 더 이야기하고자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화려한 앞모습을 가진 206CC임에도 불구하고 다홍치마를 입은 206CC RC 라인은 더욱 섹시해 보인다. 다소 빈약하고 얌전해 보였던 기존 알루미늄 휠 대신 새로 신은 17인치 아틀란티스 휠이 주는 느낌 또한 도발적인 자세다. 은근히 206RC가 보여주었던 화끈한 주행성능을 품고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파워 트레인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큰 기대를 하긴 힘들 것이다.


RC라인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요소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시트다. RC 라인에는 206RC를 통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는 투톤 버켓 시트가 마련되었다. 가운데 부분을 알칸타라로 꾸며 보기에 멋있을 뿐 아니라 몸도 더 잘 잡아준다. 기본형과 모양이 같은 록시 시트는 편안하고 여유가 있는 반면 RC 라인의 버킷 시트는 몸에 착 밀착되면서 심리적으로 달릴 준비를 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206 시리즈에서 계속 보아온 작은 스티어링 휠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엠보싱 된 가죽으로 탄탄하게 감싼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작고 단단해 마치 레이싱카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특히 RC라인과는 더 잘 어울린다. RC 라인에는 계기판 위쪽 커버도 가죽으로 감쌌다. 206 RC와 같은 구성이다.

에어컨이 록시에는 수동조절식인데 비해, RC라인에는 자동 에어컨이 장착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자동 에어컨의 경우 온도 조절이 최저 14도씨까지 설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마 기자가 타본 차 중 가장 낮은 온도 세팅인 듯하다.

사이드 미러에는 운전석쪽에 사각 미러가 마련되어 있어 비교적 작은 사이드 미러임에도 상당히 유용하다.
주로 도어 패널에 위치하는 윈도우 조작 버튼이 변속기 레버 뒤쪽에 위치해 있다. 불편하다기 보다는 최근에 흔치 않은 구성이라 다소 생소하다. 누르고 있으면 앞 창문이 먼저 내려가고 뒤 이어 뒤의 쪽창도 내려간다. 운전석 앞 창문만 상하 원터치 방식이다.
그 뒤쪽에는 하드탑 개폐 버튼이 위치해 있다. 하드탑을 열 땐 양쪽 A필러 약간 뒤쪽에 위치한 잠금 장치를 먼저 푼 후 개폐 버튼을 당기면, 다음부터는 모두 자동이다.

탑을 열면 시트 뒤쪽에 알루미늄으로 마감한 롤 오버 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RC 라인을 위해 특별히 윈드 디플렉터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뒤쪽 시야 확보를 위해선 접어 둘 수 있지만 달릴 때에는 디플렉터를 세웠을 때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을 상당히 효과적으로 막을 수있다. 특히 달릴 때 뒤에서 보면 디플렉터에 그려진 RC라인 엠블렘인 사자 머리 그림이 상당히 멋있다.

206CC에서 가장 불편한 부분은 트렁크를 열 때 열쇠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어락이 작동된 후라면 그냥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트렁크가 열리지 않는다. 실내에서 버튼으로 도어락을 풀어도 마찬가지다. 열쇠를 트렁크에 꽂아 락을 푼 후 버튼을 눌러 열어야 한다. 실내에 따로 트렁크 오픈 버튼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206RC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차였다. 그럼에도 기자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시트 포지션 문제였다. 스티어링 휠에 텔레스코픽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시트를 적당한 위치에 맞추면 스티어링 휠이 너무 멀었다. 206CC RC 라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기자의 몸을 차에 맞추는 노력을 해 보았다. 시트를 조금 더 앞으로 당기고 등받이도 표준보다 조금 더 세워 앉았다. 그러자 거의 고카트에 앉은 듯한 자세가 되면서 상당히 전투적인 운전자세로 변했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당연히 운전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약간 전투적으로 변한다.

기대 이상의 매력적인 달리기 실력 갖춘 RC 라인

시동을 걸면 약간의 큰 엔진음과 엔진 진동이 느껴진다. 진동은 변속기 레버를 통해서도 미세하게 전달된다. 주행해 보면 변속 충격도 조금 있다. 하지만 이 차가 유럽 대중들이 싼 가격에 타는 소형차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무리는 아니다.

풀 가속을 하면 5,900rpm이 채 되기 전에 변속이 이루어 지는데, 45Km/h에서 2단, 96Km/h에서 3단 그리고 145Km/h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하지만 기어 레버를 좌로 밀어 수동모드로 달릴 경우에는 변속 포인트가 약간 다르다. 레드존에 이르면 자동으로 시프트 업이 되긴 하지만 일반 자동모드에 비해 더 높은 6,100rpm 근처에서 변속이 된다. 3단의 경우 152m/h에 이르러서 변속이 되는 것이다.


206CC의 경우도 수동 모드보다는 스포츠 모드가 더 편리하면서도 재미있다. 기어 레버 오른쪽에 있는 작은 S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일반 변속 시점보다 좀 더 높은 회전수를 중심으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3단과 2단의 경우 약 1,000rpm 정도 차이가 난다. 1.6 엔진의 파워가 어차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S 모드를 선택할 경우 비교적 경쾌한 주행이 가능해 진다. 정속 주행을 하다가도 조금만 엑셀을 깊이 밟으면 시프트 다운과 함께 높은 토크를 발휘하는 회전영역에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급 브레이크로 감속한 후 즉시 재 가속할 때 자동으로 기어를 내리는 작동이 가장 매끄럽고 빠르게 진행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RC라인이라고 해서 206CC에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실제 달려 보았을 때 의외로 상당히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206CC RC라인을 매력적으로 변화시킨 요인은 스포츠 시트와 타이어다. 스포츠 시트는 몸이 느끼는 만큼 운전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단단하고 넓은 타이어와 휠의 적용은 차체의 롤과 노면에 대한 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비록 타이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 차이는 무척이나 크다.
노면 정보를 더 잘 읽을 수 있으면서 접지력이 뛰어나 과감한 핸들링을 유도하고, 브레이킹에 대한 안정감 또한 훨씬 높다.
변속기의 S모드와 어울리면 비록 강력하진 않지만, 정평이 나 있는 푸조 특유의 예리한 핸들링과 멋진 서스펜션이 이제서야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저속에서 비교적 무겁다. 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정밀한 감각을 제공해 상당히 만족스럽다. 핸들링이 비교적 예리한 편이라 더욱 그렇다.
여러 번 코너를 공략해 보아도 좀처럼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정확히 라인을 따라 가는 맛이 일품이다. 다만 하드탑을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 차체 뒷 부분의 거동에서 약간 차이가 나긴 한다. 당연히 탑을 열었을 때 더욱 안정적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큰 불만은 없는 정도지만 역시 하드탑의 무게 변화로 인해 쿠페 형태에서 급 브레이크를 밟을 때 뒤쪽이 약간 불안한 거동을 보인다.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자동으로 비상등이 점멸되는 기능도 다른 푸조 차들과 같이 적용되어 있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으면 비상등이 계속 점멸되지만 순간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가 다시 가속하면 비상등은 자동으로 꺼진다.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해 본 결과, 206CC에 1.6리터 엔진과 자동 4단 변속기의 조합으로는 스타일의 변화 외에 다른 매력적인 모습을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206CC 록시의 경우는 남들과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싶어하는 개성파을 유혹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무언가 다른 매력을 찾는 기자의 바람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RC 라인은 달랐다. 그저 버킷 시트를 달고, 휠과 타이어를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라고 생각했던 기자의 추측은 크게 빗나갔다. 여전히 강력한 순발력을 기대할 순 없었지만, 예리한 핸들링과 단단한 하체, 뛰어난 접지력에 변속기의 S모드를 조합하면 자꾸만 와인딩 로드로 달려 가고픈 욕구가 밀려온다.
물론 여전히 더 강력한 2리터 심장과 즉각적인 수동 5단 변속기가 그립긴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기에 그 반가움은 더욱 컸다.



<푸조 206CC 주요 제원>

전장×전폭×전고 : 3835×1673×1373mm
휠 베이스 : 2442mm,
트레드 : 앞/뒤 1437/1425mm
차량중량 : 1,210kg,

엔진 : 1.6리터 직렬 4기통 DOHC
최고출력 : 110ps/5800rpm
최대토크 : 15.2kgm/4,000rpm,
성능 : 0-100km/h 11.2초, 최고속도 193km/h.
트랜스미션 : 4단 AT 팁트로닉

서스펜션 : 앞/뒤 스트러트/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
스티어링 : 랙& 피니언

가격 :
206CC 록시 : 2천 950 만원 (VAT 포함)
206CC RC라인 : 3천 4백만원 (VAT 포함)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5

0 / 300 자

gene*** 2020-04-28 16:07 | 신고
센터에 자물쇠 모양은 도어락인가?

0 / 300 자

댓글 접기 댓글 접기

gene*** 2020-04-28 16:06 | 신고
컨버터블은 작은면 작은데로 귀엽구나

0 / 300 자

댓글 접기 댓글 접기

gene*** 2020-04-28 16:06 | 신고
전장 3.8미터 미니보다약간더 크네 ㅋ

0 / 300 자

댓글 접기 댓글 접기

gene*** 2020-04-28 16:06 | 신고
미니에 버금갈 정도로 작고 귀엽네

0 / 300 자

댓글 접기 댓글 접기

gene*** 2020-04-28 16:06 | 신고
RC라인.. 왠지 리모트 컨트롤로 조정하고 싶네

0 / 300 자

댓글 접기 댓글 접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