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TT 로드스터는 쿠페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스러움이 있다. 외관은 원래 오픈카인 것처럼 보기 좋고 작지만 당찬 모습은 잘 나가는 아우디의 자신감을 나타낸다. 2.0 TFSI의 넓은 토크 밴드 때문에 순발력은 충분하고 오른발에 스트레스가 없다. 속도 제한이 아쉬울 만큼 고속에서 안정성도 좋다. TT 로드스터는 소프트톱의 품질도 뛰어나지만 지붕을 벗겨야 제 맛이다.
글 /
한상기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로드스터는 많이 팔리지 않지만 메이커의 이미지를 이끄는 모델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메이커가 로드스터(또는 컨버터블)를 내놓고 있고 판매가 부진한 경우에도 계속 생산되는 이유이다. 차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생각해 보고 흥미를 느낀다는 것은 오픈카가 갖고 있는 선천적인 장점이기 때문에 브랜드를 알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pr}
아우디의 경우 다른 고성능 모델도 많지만 TT가 갖고 있는 의미가 상당하다. 98년 데뷔한 초대 모델은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했고 로드스터는 그 효과가 더 컸다. 초대 TT 로드스터를 시승할 때 쏟아졌던 뜨거운 시선이 아직도 생생하다. TT는 데뷔부터 2세대로 발전한 현재까지 아우디 라인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세대 TT 로드스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멋지게 변한 쿠페의 오픈 보디는 생각만 해도 매력적이다. 거기다 먼저 나온 쿠페를 생각하면 주행 성능도 좋아졌을 것이 확실하다. 구형 TT는 아우디 라인업에서 가장 디자인이 스포티했지만 주행 성능은 그 반대여서 아쉬운 점이 분명 있었다.
작동 깔끔한 소프트톱, 편의 장비는 다소 부족
2세대 TT 로드스터는 구형의 땡글땡글 함은 온데간데없고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디자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전면에는 아우디의 최근 아이덴티티가 역력하고 패션적인 요소가 다분했던 모습은 이제 없다. 알루미늄 커버의 연료 주입구는 구형과 비슷하다.
싱글 프레임 그릴은 최근의 다른 아우디와 비슷하지만 스포티 성향의 모델답게 좀 더 과감하다. 그릴과 헤드램프 등의 이미지만 떼어놓고 본다면 R8의 모습도 언뜻 비친다. 블랙베젤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범퍼 하단과 안개등도 멋을 냈다. 사이드 미러에 내장된 길쭉한 방향 지시등은 작동 시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FF로서는 앞뒤 오버행이 짧은 축에 속한다.
전면과 달리 뒷모습에는 구형의 모습이 일부 남아있다. 둥글게 처리된 펜더와 범퍼가 구형을 연상시킨다. 트렁크 리드에 숨어 있는 스포일러는 박스터와도 비슷하고 알루미늄으로 덮인 두터운 롤 바는 시각적으로 든든한 느낌을 준다.
타이어는 245/40ZR/17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50A 245/40ZR/17로 그립 위주의 제품이다. 트레드웨어는 140으로 마모가 빠른 타이어지만 그만큼 성능을 고려한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진 출력에 비해 타이어 폭이 넓은 감은 있다.
실내는 당연히 쿠페와 동일하다. TT 로드스터의 실내는 가죽과 메탈그레인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고 독일차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가 진하다. 실내의 디자인 포인트는 다름 아닌 송풍구이다. 대시보드에 배치된 5개의 원형 송풍구는 구형 보다 훨씬 세련됐으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준다. 알루미늄 커버를 돌려 바람의 세기를 조절하는데 조작감이 매우 좋다.
간결한 센터페시아는 직접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그만큼 심플하다. 2인승 로드스터에 화려한 기능을 바라는 것이 무리일 수는 있지만 편의 장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가격을 생각하면 분명 더욱 그렇다. 내비게이션은 당연히 없고 작은 액정만이 있을 뿐이다.
하단에 위치한 공조 장치와 히팅 시트 버튼은 디자인이 현란하다. 바람의 세기 조절 버튼은 단수 표시가 없지만 돌릴 때의 조작감이 아주 좋다. 기어 레버와 도어 트림에만 일부 쓰인 메탈 그레인은 질감이 아주 좋다. 독일차 특유의 차가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작은 기어레버는 수동을 연상케 할 정도로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공간을 잡아먹긴 하지만 뒷바퀴굴림처럼 센터 터널이 불룩하게 솟아있는 것도 멋스럽다. 기어 레버 뒤에는 ESP와 스포일러의 수동 조절 버튼이 있고 핸드 브레이크 옆에는 소프트 톱과 윈드 디플렉터 작동 스위치가 모여 있다.
TT 로드스터의 소프트 톱은 지붕의 면적이 작기도 하지만 작동이 매우 빠르고 간결하다. 거기다 40km/h의 속도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시내를 다니다 톱을 닫기 위해 따로 차를 세울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소프트 톱은 안쪽에 흡음재를 덧대 소음을 줄이는데도 신경을 썼다.
거기다 톱을 여는 것과 상관없이 트렁크 공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구형처럼 +2의 2열 시트를 없애고 그 자리에 톱을 수납하기 때문이다. 트렁크는 세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2인승 로드스터로서는 꽤 쓸 만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얕지만 길어 은근히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다.
일정한 크기의 트렁크를 확보한 대신 +2의 2열 시트는 사라졌다. 대신 부족한 수납 공간을 위해 시트 뒤에 작은 수납함을 마련했다. 시트 뒤에는 작은 수납함이 하나씩 있고 가운데에는 2단 수납함이 있다. 수납함의 위치나 모양 자체가 상당히 아기자기하다. 거기다 톱을 씌었을 때는 그 자리가 곧 선반이 된다. 이 공간 자체도 상당히 넓어 수납 공간이 그리 아쉽지는 않다.
시트는 쿠션이 딱딱하고 좌우 지지도 좋지만 방석의 길이가 다소 짧다는 아쉬움은 있다. 알루미늄 페달은 본격적인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스포티하다. 브레이크 페달이 매우 넓적해 가속 페달과 헷갈릴 일은 없겠다.
성능 출중한 2.0 TFSI, 편하지만 힘은 넉넉
뒷북 시승인지라 시승차는 전반적인 상태가 다소 안 좋았다. 공회전의 소음이 좀 탁한데, 기자가 아는 2.0 TFSI는 이렇지 않았다. 총 주행 거리가 1만 6천 km를 넘었으니 시승차로서는 대단히 많이 뛴 셈이다.
2004년 뉴 A4 시승으로 처음 만난 2.0 TFSI는 그때나 지금이나, 어느 차에 쓰이던 간에 항상 성능이 만족스럽다. 2.0 TFSI는 200마력으로 시작했지만 S3와 TT S를 거치면서 점점 출력이 늘어나 세아트 레온 코파 에디션에는 285마력까지 튠업 되어있다. TT 로드스터는 여전히 200마력이어서 혹시나 힘이 모자라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실 주행에서 그런 느낌은 어디에도 없다.
TT 로드스터는 쿠페에 비해 무게가 조금 증가했지만 여전히 편하면서도 경쾌하다. 2천 rpm만 넘으면 즉각 반응하고 가속 페달을 많이 밟지 않아도 속도가 쉽게 올라가는 것이 꼭 디젤차 같다. 토크 밴드가 넓은 엔진의 특징 중 하나이다. 오른발의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 운전 자체가 매우 편하다.
거기다 기어비까지 전반적으로 짧은 편이기 때문에 순발력이 뛰어나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5초로 적어도 순발력에서 부족한 느낌은 없다. 각 단의 최고 속도는 각각 50, 90, 140, 182km/h로 1단부터 5단까지를 잘게 나눴다. 스포츠 모델인만큼 연비 보다는 성능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한 세팅이다. 시승 중 체감 연비가 만만치 않게 안 좋다. 기어비가 촘촘히 붙어 있어도 변속이 느리면 그 성능이 반감되는데, TT 로드스터의 6단 S-트로닉은 반응이나 변속 능력에 있어서도 모자람 없다.
최고 속도는 5단 6천 rpm 조금 못 미쳐 나온다. 가능한 최고 속도는 235km/h 이상이지만 시승차는 210km/h에서 속도가 제한된다. TT 로드스터는 200km/h를 너무 쉽게 넘겨 210km/h에 걸리는 속도 제한이 너무 아쉽다. 거기다 고속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더욱 진하다. 직진 안정성도 뛰어나지만 조향 시에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구형과 비교할 때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오픈 상태에서도 실내로 바람의 들이침은 많지 않고 고속까지 뻗어나가는 가속력은 톱을 닫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창문을 올리고 버튼 하나로 윈드 디플렉터를 올리면 헤어 스타일 크게 망가지지 않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오픈카 주행에 필수적인 윈드 디플렉터를 실내에서 전동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거기다 소프트톱도 별도의 커버가 필요 없다.
A4 카브리올레처럼 TT 로드스터의 소프트톱도 방음 정도가 우수하다. 하드톱만큼은 아니지만 소프트톱을 씌우고 고속으로 달려도 실내로 들어오는 풍절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주행 중 타이어 소음이 두드러지는데 오픈 보디이니 충분히 봐줄 만하다.
TT 로드스터의 하체는 비교적 스포티와 승차감을 조화시키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초기의 롤을 남겨놓고 그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곧바로 다 잡는다. 그러니까 평상시에는 편한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핸들링의 여지를 남겨 놨다.
물론 차체의 한계가 매우 높은 것은 아니다. 빠르게 요리조리 조향을 할 경우 하체가 미처 따라오지 못하고 타이어는 쉽게 비명을 지른다. 예상 보다는 한계가 낮지만 타이어에서 일치감치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운전자가 좀 더 빠르게 이를 감지할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차체에 같은 타이어라도 하체의 세팅에 따라 접지력 활용의 폭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형을 타면서 구형의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구형 TT 로드스터는 지극히 언더스티어가 강했고 이 때문에 코너에서는 조심스러웠다. 신형 역시 기본적으로는 언더스티어 지향이지만 그 특성이 확연히 다르다. 머리를 최대한 안쪽으로 끌고 가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졌고 뉴트럴을 지키는 시기도 한참 늦춰졌다. 한계의 언저리에서는 언더스티어 지향이 곧 나타나긴 하지만 원하는 라인을 잘 지키고 ESP 개입도 깔끔하다. ESP는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차체를 순간적으로 바로 잡는데 작동 시 모습이 세련됐다.
브레이크는 초기 응답이 빠르고 제동력이 일정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예측이 쉽다. 여성이라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컨셉트이다. 100km/h 이상의 급제동에서도 속도가 빠르게 줄어들고 특히 좌우의 흔들림이 없다. 뒤가 좀 들리는 느낌은 있지만 제동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다.
TT 로드스터는 엔진부터 서스펜션, 브레이크까지 전반적으로 편하게 타는 컨셉트이다. 엔진은 살짝만 밟아도 필요한 만큼 출력이 나오고 하체는 요즘의 아우디와는 달리 다소 물렁하다. 또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빨라 전체적으로 대중성을 생각한 세팅이다. 구형 TT 로드스터가 여성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던 것을 감안한 아우디의 노림수일 수도 있다. 구형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모든 면에서(특히 주행 성능) 좋아진 신형의 상품성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우디 TT 로드스터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178×1,842×1,352mm
휠베이스 : 2,468mm
트레드 (앞/뒤) : 1,572/1,558mm
최저 지상고 : --mm
중량 : 1,310kg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DOHC 직분사 터보
배기량 : 1,984cc
최고출력 : 200마력/5,100~6,000rpm
최대토크 : 28.6kg.m/1,800~5,000rpm
보어×스트로크 : 82.5×92.8mm
압축비 : 10.3 :1
섀시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변속기
형식 : 6단 S-트로닉
기어비 : 3.461/2.150/1.464/1.078/1.093/0.921
최종감속비 : 1~4 - 4.059/ 5~6, R - 3.136
성능
0-100km/h 가속 : 6.5초
최고속도 : 210km/h(속도 제한)
최소회전반경 :
타이어 : 245/45R17
연료탱크 용량 : 55리터
연비 : 12.8km/l(3등급)
차량 가격 : 6,520만원(VAT 포함)
추가정보를 입력해주세요!
서비스(이벤트, 소유차량 인증 등) 이용을 위해, 카이즈유 ID가입이 필요합니다.
카이즈유 ID가 있으신가요?
카이즈유 ID를 로그인 해 주세요.
SNS계정과 연결되어,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