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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정교하고 우아한 수퍼카, 아우디 R8 서킷에서 만나다

R8은 정교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독일산 수퍼카다. 420마력의 V8 FSI 엔진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가벼운 수퍼카를 극한으로 쏘아 보내지만 콰트로로 무장한 R8은 뛰어난 안정감을 자랑한다. 강력한 성능 못지않게 마그네틱 라이드가 선사하는 안락한 주행 성능은 의외의 선물이다. 화려한 스타일과 강력한 성능을 가졌지만 R8은 일상에 가장 가까운 수퍼카로 다가왔다.


R8만을 위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위해 독일에서 9대의 R8이 들어왔다. 이른 아침, 아직 새벽 공기의 신선함이 남아 있는 스피드웨이에 도착하자 여러 나라를 돌아서 한국에 도착한 9대의 R8 중 몇 대가 흰 천막 앞 쪽에 기다리고 있었다. 나머지 R8들은 천막 옆과 트랙 이곳 저곳에 군데군데 모여 있었다. 전날까지 내린 비로 대기는 촉촉한 분위기였지만 트랙은 조금씩 말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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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등록을 마치고 천막 안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아우디 최초의 미드십 수퍼카 R8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당일의 행사 진행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R8에 대한 정보는 이미 국내에서 시판을 시작한 만큼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행사 진행은 일반적인 아우디 콰트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내심 R8이 동원된 행사인 만큼 좀 더 높은 난이도의 드라이빙 스쿨이 되길 기대했었는데… 다만 모든 세션을 수퍼카 R8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한껏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리고 끝부분에 있을 르망 챔피언 딘도 카펠로씨가 보여 줄 퍼포먼스 또한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다.


아우디가 최초로 선보인 양산 미드십 수퍼카 R8은 아우디의 오랜 모터 스포츠 역사를 감안할 때 그 등장에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과거 실버 에로우로 수많은 그랑프리를 주름 잡았던 아우디가 아닌가? 물론 프리미엄 양산 브랜드로서 정통 스포츠카를 생산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긴 하나, 아우디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과거 300SL(혹은 SLR)과 그 계보를 잇는 최근의 SLR 멕라렌을 선보였으며, BMW는 과거 미드십 스포츠카 M1을 선보인바 있고, 준 수퍼 럭셔리 로드스터로 Z8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이들 독일 프리미엄 3사는 각각 M, AMG, 그리고 S/RS 라인업을 통해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모델들을 선보여 오고 있었는데, 이제 R8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인 스포츠카에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BMW도 조만간 본격적인 수퍼카를 선보일 예정이며, 일본의 토요타도 렉서스를 통해 수퍼카 LF-A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아우디의 R8은 컨셉카 ‘르망 콰트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2006난 파리모터쇼에서 양산형이 공개되었다. 최근 르망 경주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아우디의 최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R8은 잘 알려진 것처럼 아우디 산하로 편입된 람보르기니의 가야르도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정통 수퍼카의 공식처럼 인식되는 미드십 플랫폼을 가진 적이 없었던 아우디가 상당한 수준의 미드십 수퍼카를 손쉽게(?)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이다.

행사장에서 직접 만난 R8은 우선 화려한 디자인에서 기선을 제압한다. 어떤 모델과도 닮은 곳이 없는 신선하고도 화려한 디자인은 수퍼카가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 중의 하나. 앞으로 전진한 운전석과 낮게 떨어지는 지붕선으로 인해 미드십임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마치 짐승의 주둥이가 연상될 정도로 뾰족한 느낌의 프런트 디자인은 아우디 전통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물결 모양의 LED 주간등이 더해진 강렬한 헤드라이트와 어울려 공격적인 앞모습을 만든다. LED 주간 등은 가까이서 볼 때는 듬성듬성한 LED가 좀 어색해 보이지만 저 멀리서 등장하는 R8에서는 아주 강렬하고도 화려한 인상을 만들어준다.


미드십 스포츠카답게 옆구리에는 대형 공기 흡입구가 자리한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넓은 띠 모양의 장식은 화려함의 백미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차체와 달리 띠 부분은 플라스틱 혹은 카본으로 제작되며 색상도 원하는 데로 고를 수 있다. 낮게 내려 앉은 허리 뒤쪽에는 유리로 된 덮개 안쪽으로 엔진룸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데 엔진룸에도 알루미늄 느낌의 트림을 많이 사용해 화려하다.

헤드램프 아래와 같이 리어 램프 아래에도 가로핀들이 자리하고 그 아래에는 범퍼 일체형으로 좌우 각각 2개씩의 원형 테일 파이프를 박앗다. 엔진 커버 끝부분에는 속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솟아 오르는 리어 스포일러가 마련되었다.


R8은 수퍼카답게 자세가 매우 낮다. 도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면 완전히 바닥에 내려 앉는 느낌이다. 하지만 좌우에 높은 턱이 있거나 하진 않아서 앉는 자세가 많이 불편하진 않다. 그리고 바닥이 완전히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는 페라리 등과도 차이가 나면서 실내는 상당히 아늑하다. 또한 디자인과 재질 등에서 전체적으로 화려함이 돋보인다. 데시보드와 도어 트림등에도 모두 가죽을 입혔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쪽을 향해 모아져 집중도를 높이고, 상단에는 MMI가 적용된 모니터가 자리하고 그 아래 공조 장치는 TT의 것과 동일하다. 골프 GTI와 TT를 통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가는 D컷 스티어링 휠은 여전히 스포티하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달린 좌우 패들을 통해서 변속할 수 있다. 다만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는 R8에 TT와 같은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 점은 아쉽다. 수퍼카치고는 상당히 두터운 버킷 타입의 시트는 허벅지와 옆구리부분을 강조해 몸을 잘 지지해 주면서 안락함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가죽을 제단하고 꿰맨 면면이 화려하다.


계기판은 A6에서 보았던 물방울 모양인데 누운 각도가 좀더 올라가면서 훨씬 스포티한 느낌이다. 레드존이 8천 rpm에서 시작되는 위용이 대단하다.

변속기 레버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스포티하고 조작하는 방법도 재미있다. 센터 터널 디자인은 다소 심심하다.

아우디 최초의 수퍼카 R8에는 RS4와 같이 사용하는 V8 4.2 FSI 엔진이 시트 뒤쪽, 즉 미드십에 장착된다. 당연히 네바퀴를 굴리며 앞 뒤 무게 배분은 44:56으로 역동적인 주행에 적합하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V10 엔진을 사용하고 있고, R8에도 V10 엔진이 조만간 얹히게 될 예정이다.

직접분사방식(FSI)의 V8 4.2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420마력/7,200rpm과 최대토크 43.8kg.m/4,500~6,000rpm 을 뿜어낸다. RS4와 동일하다. 0~100km/h 가속에는 4.6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301km/h에 이른다. 강철 차체의 RS4에 비해 알루미늄으로 만든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의 R8은 무게가 더 가볍고 공기의 저항도 적아 가속 성능에서 RS4에 비해 0.2초가 더 빠르다. 최고속도는 RS4가 일반적인 독일 차들처럼 250km/h에서 속도 제한을 하는 것과는 달리 수퍼카답게 속도 제한 없이 300km/h를 넘긴다.


변속기는 수동 6단과 함께 R-트로닉 6단이 제공되는데, 물론 국내에는 R-트로닉만 들어온다. 이는 람보르기니가 개발한 E-기어와 같은 것으로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반자동 변속기다.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사용하는 DSG와는 달리 기존 페라리와 BMW의 시퀀셜 방식에 더 가깝다. 그러다 보니 기어 변속에 약간의 울컥임이 있긴 하지만 적절한 변속 포인트에서 제대로 사용하면 변속시간이 짧고, 강력한 파워를 잘 컨트롤할 수 있다.

이날 시승은 일반적인 도로 시승과는 달리 트랙에서 정해진 드라이빙 세션에 따라 진행되었다. 브레이킹과 슬라럼, 그리고 타임 트라이얼 세션이 준비되었고, 3가지 세션이 끝난 후에는 서킷을 자유 주행하는 시간과 르망 24시간 2회 우승에 빛나는 아우디 르망 레이서 딘도 카펠로씨가 운전하는 R8에 동승하는 택시 드라이빙이 진행되었다.

먼저 브레이킹에서는 ABS가 있는 차량으로 급하게 장애물을 피하는 연습을 하였는데, 성능이 성능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약 80km/h 전후에서 강하게 브레이킹을 시도하는 것과는 달리 거의 속도제한 없이 약 110km/h 근처에서 강력한 브레이킹과 장애물 회피를 시도할 수 있었다. 강력하고 믿음직한 제동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아주 급격한 레인체인지를 통한 장애물 회피 시에도 차체는 극도의 안정감을 보여 주었다.


슬라럼 세션에서는 스피드웨이의 금호타이어 아치 아래에서 출발해서 가장 큰 헤어핀을 통과하기까지 콘과 콘 사이를 지나는 슬라럼과 큰 헤어핀 주행을 통해서 R8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핸들링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에 LSD까지 갖춘 R8은 뛰어난 코너링 실력을 자랑하는데 코너링에서 또 하나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주역은 R8을 통해서 처음 선보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이다.

캐딜락 STS에도 적용된 장치로 댐퍼 내의 유압을 상황에 따라 1/100만 초 사이에 조절해서 최적의 감쇠력을 제공하는 장치다. STS는 비교적 크고 무거운 차체에 지상고도 높아 사실 마그네틱 라이드의 성능을 제대로 만끽하긴 힘들다고 느꼈었는데, R8에 장착된 마그네틱 라이드는 기대이상의 실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과격하게 코너를 돌아나가도 차체는 거의 기울어지지 않는 느낌일 정도로 단단해 지지만 연석이나 트랙상의 작은 요철을 지날 때는 고급 승용차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안락함을 제공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평소에 시내에서 타고 다닌다 해도 결코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면서 고속 직진이나 코너링에서는 탁월한 안정감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말 그대로 이율 배반에 가까운 상황을 R8은 탁월하게 소화해 낸 것이다. 이제 강력한 성능의 수퍼카도 편하게 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반면 코너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기대 이상으로 쉽게 차체 뒤가 흐르면서 드리프트가 연출된다. ESP가 켜진 상태에서도 오버스티어가 충분히 진행된 후에 ESP가 제어에 나선다. 오버스티어를 완전하게 컨트롤 할 수 없는 실력으로도 어느 정도 재미있게 오버스티어를 즐길 수 있고, 그 후에는 ESP가 책임져 주는 형국이다. 뿐만 아니라 오버 스티어가 일어나는 상황도 급격하게 진행되는 타입이 아니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비교적 쉽게 카운터 스티어로 차체를 제어할 수 있다. 포르쉐나 로터스 등이 최고의 그립으로 차체를 잡고 있다가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런 저런 이유로 R8은 강력한 성능을 일상에서 아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수퍼카라는 결론을 일찍부터 내릴 수 있었다.


타임 트라이얼 세션은 슬라럼 세션의 연장으로 정해진 슬라럼 구간을 빨리 주행해 그 기록을 측정하고 서로 겨루어 볼 수 있는 구간이었다. 그리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트랙 곳곳에 세워 두었던 파일런을 모두 정리하고 나서는 참가자들이 각가 R8로 스피드웨이 전체 트랙을 주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3대의 R3 앞에 독일인 인스트럭터가 RS4와 S8 등의 자동차로 선도를 하고 그 뒤로 3대 씩의 R8이 뒤 따르는 방식으로 참가자들은 각자 6랩을 주행할 수 있는 만큼 가장 기대가 큰 세션이었는데, 웬 걸,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안전을 고려해 인스트럭터들이 주행 속도를 많이 높이지 않은 탓에 뒤 따르는 R8로는 스피드웨이를 제대로 만끽할 수가 없었다. 적당히 가속력을 즐기고, 적당히 코너링을 즐기고 그러면서 충분히 부드러운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정도였다. 다행히 가장 마지막으로 현역 르망 레이서 딘도 카펠로가 모든 R8 옆자리에 동승해 화려한 드리프트 주행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좀 전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기자는 R8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주 예쁘고 화려하고 화끈한 달리기 실력을 갖췄지만 궁극의 수퍼카로 불릴만큼 화끈한 달리기 실력에는 조금 모자라고, 또 아우디가 만든 만큼 충분히 안락하면서 약간은 실용적이기까지 하다면 수퍼카로서는 약간 부족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제 접한 R8은 오히려 그러한 약점이 최고의 강점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지나치게 과격한 수퍼카는 한 번 나들이하기가 이만저만 힘들지 않다. 고르지 못한 도로를 지나기라도 할라치면 온 몸이 완충기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 아름다운 아내나 걸 프랜드와 수퍼카를 즐긴다는 것은 감히 엄두도 내기가 쉽지 않다.

R8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설프게 안락하면서 안정감은 떨어지는 모조품이 아니다. 극도로 안정적이면서 충분히 안락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리고 바깥이든 안이든 화려하고 섹시하다. 8천 rpm까지 돌리며 가속하는 성능은 화끈하고, 그 때 뿜어내는 엔진 사운드와 배기 사운드는 최고의 오케스트라 역학을 수행한다. 물론 잔잔하게 주행할 땐 명품 사운드 뱅&올룹슨 시스템이 BGM을 담당한다. 인기 배우가 오스카 시상식에 몰고 나갈 차로 이보다 더 멋진 선택이 있을까? 기자는 지금의 R8이 현실적으로 매우 적합한 수퍼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궁극의 수퍼카가 가진 화끈함을 조금 더 원하는 분들이라면 조만간 등장하게 될 V10 버전을 기다려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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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8 V8 4.2 FSI 주요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35×1,905×1,250mm,
휠 베이스 : 2,650mm
트레드 (앞/뒤) : 1,635/1,595mm
차량중량 : 1,565kg

엔진
형식 : V8 DOHC FSI
배기량 : 4,163cc
최고출력 : 420마력/7,800rpm
최대토크 : 43.5kgm/4,500~6,000rpm
보어×스트로크 : 84.5×92.8mm

변속기
형식 : R트로닉 6단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구동방식: 4륜구동 콰트로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 235/40R, 285/35R18

성능
0-100km/h : 4.6초
최고속도: 301km/h
연료탱크 : -리터
연비 : -km/리터

가격
1억 8,850만원(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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