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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왕의 이복동생, 미쓰비시 뉴 아웃랜더

올해 들어 페이스리프트모델로 새롭게 출시된 미쓰비시 뉴 아웃랜더는 경량 알루미늄루프의 적용으로 롤링을 획기적으로 억제한 것이 특징이다. 새롭게 추가된 경제형 2.4모델과 함께 3.0모델의 경우 기존대비 8.9% 인하된 가격책정으로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력의 우위를 점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촉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 / 김훈기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어쩌면 국내에서 미쓰비시는 참으로 불운한 나날들을 보내왔는지 모르겠다. 2008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기 이전부터 미쓰비시 차량들은 우수한 성능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이미 수많은 마니아층이 형성되었다. 그렇기에 미쓰비시의 전망은 밝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출범이후 판매량 부진에 시달려 왔으며, 문제는 시장상황에 적절치 못한 가격책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혔다. 이후 미쓰비시는 해마다 변방에 위치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탈피하기가 어렵게만 생각되었다.

자동차라는 제품만을 생각한다면,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임프레자와 랜서에볼루션 이란 유사 성향을 가졌다 할 수 있는 전설의 차종을 소유한 두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스바루에서 임프레자에 대한 별 다른 계획이 없는 작금에, 단연 공도의 제왕이라 일컬어지는 랜서에볼루션이란 걸출한 스타급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 미쓰비시는 쾌재를 불러야 할 여건에서도 이러한 상황으로 제대로 된 플레이 한번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모터스포츠를 통한 홍보 및 한정판 모델의 판매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이미지 쇄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출시 전보다는 많이 합리화된 가격책정으로 현재 보다는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미쓰비시의 향후 전망은 다행스럽게 생각되겠다.


얼마 전 눈에 띄는 보도 자료가 있어 다시 상기해 본다. “미쓰비시모터스, 아웃랜더 2.4 홈쇼핑 주문 폭주” 이전에도 홈쇼핑을 통해 차량을 판매한다는 자료를 받아 보았지만, 접할 때 마다 이목을 집중 시키는 부분이다. 이제는 홈쇼핑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특별하게 생각되지 않을 때가 되었음에도 어색하기만 하다. 어색한 이유야 특별히 언급 하지 않아도 공감할 부분이라 생각되지만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어색하게 생각되었던 부분은 위에서 언급한데로 다름이 아닌 미쓰비시가 홈쇼핑을 통해 차량을 판매한 부분이다. 그 동안 좋지 못한 이미지를 남겼던 브랜드가 우리네 안방의 모든 가족이 보는 티비를 통해 차량을 판매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료에 의하면 해피콜 업무가 마비 될 정도로 주문 상담전화가 쇄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기사는 국민의 의식전환이 얼마만큼 빠르게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제는 상품성에 보다 큰 가치를 두고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시대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미쓰비시 패밀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공도의 제왕도 있고, 랠리의 황제도 있다. 형제가 모두 제왕에 황제다. 덕분에 아웃랜더 또한 같은 가문에서 형제들의 덕을 봐야 했을 법 한데,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국내에선 아웃랜더와 유사한 컨셉의 비교차종이 너무나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었고, 가격과 성능에서 혹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려나면 곧장 사생아 취급은 당연한 처사였을지 모른다.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우를 아우라 부르지 못하는 심정을 이해라도 했을까? 이전에 별다른 개성을 표출하지 못했던 이미지는 과감히 성형이 가해졌다. 프런트 그릴은 랜서에볼루션의 제트파이터 라디에이터그릴을 사용하며, 고성능 차량과 같은 이미지를 부가함과 함께 패밀리룩을 이루게 되었다.


주간주행등 기능이 겸비된 헤드램프는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고, 안개등에 크롬과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확실히 이전 세대보다 뚜렷해진 윤곽으로 강인한 인상을 풍기게 된 모습이다. 사이드에서는 턴시그널램프를 적용한 아웃사이드미러와 실버루프레일이 눈에 띈다. 전면과 사이드 디자인에 비한다면 후면의 디자인에서는 특별한 변화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이제야 앞뒤가 메칭되는 테일램프가 자리하고 있을 뿐.


인테리어는 다분히 주행성향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 엿보인다. 3스포크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패들시프트에서 시작해서 세미버킷타입의 시트는 아웃랜더의 컨셉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시인성에 중점을 둔 모습으로, 좌측으로 부터 타코미터와 스피드미터의 두 개의 큰 클러스터가 위치한다. 그 사이에는 차량의 연료를 비롯한 기어 위치와 기타 차량정보가 표시되도록 하였는데, 이 부분은 조금 더 심플하게 표현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J게이트 타입의 셀렉트레버 하단 센터콘솔에는 다이얼 방식의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위치해 있다. 드라이빙 상황에 따라 3가지의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주행중에도 2WD, 4WD, 4WD LOCK으로의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상황에 따라 이륜과 사륜으로의 주행이 가능하고, 겨울철 미끄러운 노면에서 4륜 주행이 가능한 부분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그 밖의 아웃랜더의 인테리어에서 돋보이는 면으로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비롯한 여유로운 공간 활용성을 꼽을 수 있다. 1열 운전석 좌측 컵 홀더를 비롯해, 냉장과 온장 기능이 가능한 글로브 박스 상단과 하단의 수납공간, 좁은 공간에서도 개폐가 용이하도록 열리는 플랩폴딩 테일게이트는 아웃랜더를 다목적성 차량으로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기존 3.0모델과 새롭게 추가된 2.4모델의 두 가지 트림이 적용된 아웃랜더에서 우선 3.0모델은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29.7kg·m의 동력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2.4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3.0kg·m의 동력성능을 갖추고 있다.

3.0모델의 경우에는 6단 스포츠모드 자동변속기와 패들시프트를 장착해 9.5km/l의 연비를, 2.4모델의 경우 6단 무단변속기를 장착하고 마찬가지로 패들시프트를 장착해 11.7km/l의 연비를 내뿜는다. 두 모델 모두 출력대비 여유로운 토크를 갖추고 있음과 함께 연비에서도 아쉽지 않은 수치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물론 실제 주행에 있어서도 공인연비 수치를 선회하는 결과를 보여주었기에 더욱 만족스럽게 생각된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뉴 아웃랜더는 경쟁력을 갖춘 2.4모델의 투입도 눈여겨 볼 부분이지만, 여전히 두 트림 모두에서 가솔린 모델 특유의 정숙성과 유럽차 감성에 어울릴법한 적당히 단단한 하체의 조합은 운전의 재미를 느끼는데 부족하지 않게 전달되었다. 롤링 억제를 위해 경량 알루미늄루프의 사용으로 차고가 70mm 낮아져 무게중심이 낮아진 이유 때문인지 코너링에서는 물론 180km/h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은 여전히 두드러진 특징이다.


특히 3.0리터 6기통 MIVEC 엔진의 파워와 6단 스포츠 모드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오른발에 힘을 얻고 풀악셀을 할 경우 초반 응답력은 다소 둔탁하게 전달되지만, 이네 200km/h의 고속주행에 이르기까지 매끄러운 성능을 보인다. 약 100km/h에서는 1700~1800rpm 정도의 회전수를 보이며, 가속을 위해 악셀에 힘을 더할 경우 타코미터의 바늘은 5500rpm을 선회하게 된다. 물론 가솔린 모델이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다소의 풍절음을 비롯한 차량소음이 전달되는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주행 중 패들시프트를 통한 기어변속은 운전의 재미를 전해주기도 한다. 저단으로 변속할 경우에는 좌측, 고단으로 변속 시에는 우측 패들을 이용해 변속이 가능하며 자동모드로의 전환은 고단의 패들을 약 2초간 작동하면 되는 방식이다.


아웃랜더는 미쓰비시가 한국시장에 진출 할 당시 랜서에볼루션과 함께 첫발을 딛은 모델이다. 당시는 물론 최근에 이르기까지 SUV의 수요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부분에서 미쓰비시의 선택은 당연한 처사였을지 모르겠다. 성능에 비해 최근에 이르기까지 부가적인 요인들로 대중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번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좀 더 강인한 이미지와 합리적인 가격, 새로운 트림의 추가로 메리트를 갖게 된 모습이다. 국내는 물론 수입차에서도 치열한 격전이 펼쳐지는 부분에서 변화된 아웃랜더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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