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승기

현 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 포르쉐 911 카레라 GTS


남자의 로망이라 불리는 독일산 정통 스포츠카를 만났다. 지난 4월 치러진 2011 서울모터쇼에서 포르쉐 부스 메인카로 전시됐던 바로 그 모델, 997형 911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카레라 GTS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외모와 능력 모두 기존 카레라 S보다 절묘하게 업그레이드된 매력을 발산한다.

글, 사진,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motorjournalist


시승차는 실내외 모두 블랙과 레드의 색상 조합이 돋보인다. 카레라 GTS의 외관은 기본적으로 카레라 S와 차별화된 부분들이 존재한다. 블랙 립 스포일러가 달린 스포츠 디자인 앞 범퍼, 블랙 사이드 스커트, 블랙 나노 코팅 처리된 듀얼 머플러 등이다. 블랙으로 도색된 19인치 RS 스파이더 휠도 기본이며, 도어 하단의 모델명 로고와 더불어 멋스러운 모습을 완성한다.


실내로 들어서면 카레라 GTS를 위한 포르쉐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값비싼 블랙 알칸타라 재질이 곳곳에 기본으로 적용되었기 때문. 압도적인 스포츠 버킷 시트와 붉은색 포인트 장식들은 옵션사항이다. 갖가지 세부적인 옵션 선택을 통해 수많은 조합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은 포르쉐의 또 다른 장점이자 추가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유혹이기도 하다.


물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사실 수수한 기본 모델이라도 포르쉐 바이러스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카레라 GTS는 카레라 S와 동일한 자연흡기 3.8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달렸지만, 파워킷을 통해 각각의 실린더마다 가변 흡기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 차이점. 보다 향상된 408마력의 최고출력과 42.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 좋아졌다.

전통의 RR 방식이지만 AWD 모델처럼 와이드 섀시가 적용된 것도 특징. 따라서 뒤 타이어도 305/30R19 사이즈로 출력에 비례하는 접지력을 제공한다.


시승차에는 포르쉐에게 축복으로 여겨지는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 PDK가 달렸다. 그렇다면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도 빠질 수 없다. 더불어 고가의 세라믹 브레이크인 PCCB를 상징하는 노란색 캘리퍼까지 확인한 순간 입가엔 절로 미소가 번진다.


이제 갖출 것은 다 갖춘 카레라 GTS와 함께 본격적으로 달려볼 차례. 일단 머플러가 그려진 버튼을 눌러주면 기본으로 마련된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배기음을 한껏 고조시킨다. 곧이어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뻗어나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온 몸에 포르쉐 바이러스가 침투되기 시작한다. 단지 시원한 가속뿐만이 아니라 포르쉐 특유의 탁월한 주행감성 때문이다.


엔진의 반응은 자연흡기답게 부드러우면서도 가속페달의 조율에 따라 원하는 만큼의 폭발력을 충분히 제공한다. PDK의 간결하고 순간적인 변속감과 더불어 고속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매끄럽고 빠르게, 너무나 손쉽게 속도를 높여간다. 고속주행 안전성도 탁월하며, 급차선 변경을 반복하면 무거운 엉덩이가 느껴지면서 뒤가 움찔거리는 감각도 재미있다.


기세를 이어 스포츠, 스포츠플러스 모드로 차츰 전환하자 모든 반응이 눈에 띄게 날카로워지고 서스펜션도 한층 단단하게 세팅된다. 이대로 서킷에 들어가야 할 분위기지만, 노면이 고르지 못한 일반 도로에서는 서스펜션을 기본 세팅으로 놔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코너에서는 우수한 접지력 뿐만 아니라 치밀하게 조율된 스티어링과 하체의 반응이 인상적이다. 마치 카레라 4S처럼 노면을 움켜쥐는 감각도 전해져서 마음이 한결 편하다. 리어엔진이라는 태생적 요인 때문에 뒤가 흐르면 걷잡을 수 없이 휘청거릴 위험성도 있는 911이지만, 포르쉐는 엄청나게 매니악한 이 방식으로도 최대한의 뉴트럴함을 제공하며 양날의 검을 제대로 완성해냈다. 실제론 한계점이 어디인지 쉽사리 가늠하기 힘든 실력을 지녔다.

이 모든 주행을 가능케 하는 근본적인 장비는 바로 PCCB다. 지칠 줄 모르는 강력한 제동력으로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빠르게 멈추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일깨워준다.


에필로그
카레라 GTS와 함께한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고, 포르쉐 바이러스 후유증은 이번에도 완전히 치료되긴 힘들 것 같다. 결론적으로 오랜만에 진정 포르쉐다운 포르쉐를 만난 느낌. 역시 포르쉐의 아이콘은 911이며, 카레라 GTS는 분명 현 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911이 될 수 있는 모든 자격을 갖췄다.
{del}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

토크/댓글|0

0 / 300 자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