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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부드러운 터프가이, 쌍용 코란도스포츠


쌍용 자동차가 액티언스포츠의 후속격인 코란도스포츠를 출시하며 신차발표회와 동시에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시승구간은 일산 킨텍스부터 파주 헤이리 마을까지 돌아오는 구간으로, 코란도스포츠의 성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코란도스포츠의 전면은 남성스러움이 묻어난다. 기본적인 구성은 코란도C와 비슷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게 자리 잡은 엠블럼을 중심으로 좌우 헤드램프까지 전체적으로 직선이 강조된 느낌. 굵직한 선으로 표현된 엔진 후드를 시작으로 A필러를 따라 넘어가는 코란도스포츠의 측면은 이전모델인 액티언스포츠와 거의 동일하고, 후면 또한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전면을 제외하면 변화의 차이는 크지 않다.


실내로 들어와도 액티언스포츠와 차이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붉은색으로 표현된 계기판과 에어컨 송풍구의 디자인 정도만 달라졌을 뿐이다. 사용하기는 편하지만 참신한 맛은 부족하다. 내비게이션은 아이나비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하이패스 룸미러와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하여 편의성을 개선했다.


실내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전반적인 시트 포지션이 굉장히 높아서 키 180cm 이상의 운전자나 탑승자라면 헤드룸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 실제로 루저인 기자도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몇 번이나 머리가 천장에 닿는 것을 경험했다. 액티언스포츠와 마찬가지로 2열 시트 무릎공간이 경차를 떠올릴 만큼 협소한 부분도 개선되지는 않았다.


대용량 리어 데크는 테일게이트 오픈 시 원활한 적재를 위해 플로어가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여 수납공간 및 다용도성을 극대화했을 뿐만 아니라, 테일게이트에 힌지스프링을 적용해 도어 개폐 시 기존모델보다 적은 힘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증대했다.


한국형 e-XDi 200 액티브 엔진과 더불어 코란도스포츠의 파워트레인은 2.0리터 배기량에 최고출력 155마력, 최대토크는 36.7kg.m를 발휘한다. 경쟁사의 동급 디젤엔진 출력이 워낙 출중한 탓에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국내 저공해 기준은 물론 유럽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5도 만족시켜 환경 개선 부담금을 영구 면제받을 수 있는 친환경 엔진이다. 수동모드를 지원하는 6단 자동변속기가 엔진과 짝을 이루고 스티어링 휠에도 수동조작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시동을 걸고 선두차량이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의외로 정숙성이 훌륭하다. 코란도스포츠의 아이들링 소음은 동급에서도 굉장히 조용한 편. 진동 또한 쌍용의 노력이 엿보일 만큼 잘 차단되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미약하게 느껴질 뿐이다.

이러한 정숙성은 주행 상황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엑셀레이터를 깊게 가져가 회전수를 높게 유지해도 엔진의 반응은 시종일관 유연하고 부드럽다. 물론 3,000rpm을 넘어가면 엔진소리가 실내로 침입하지만, 그 또한 한번 걸러진 느낌으로 훌륭한 정숙성을 실현했다. 삐걱거리는 실내 잡소리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2.0리터 배기량으로 1.8톤이 넘는 차체를 이끌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국내 최초로 1,500rpm부터 최대토크를 구현했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시내 주행에서만 크게 무리가 없을 뿐, 엑셀레이터를 깊게 가져가면 rpm만 솟구치고 속도계는 일정하게 천천히 넘어갈 뿐이다. 물론 36kg.m가 넘는 토크감도 별로 와 닿지 않는다. 단순히 앞 차량을 추월할 때도 끝까지 밟은 엑셀레이터에 여유가 없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변속기. 수동모드를 지원하지만 막상 수동으로 조작하면 순간 운전자가 민망해질 정도로 반응속도가 늦다. 수동으로 조작하는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느린 반응속도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반 D모드 상태에서의 변속감은 무난하지만, 조금만 엑셀을 깊게 가져가면 토크감은 느껴지지 않고 바로 킥다운이 걸리면서 rpm만 치솟을 뿐이다.


코란도스포츠는 소프트한 서스펜션을 채택했다. 덕분에 시내주행에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지만 속도가 100km/h이상으로 올라가면 큰 덩치를 잡아주지 못하고 불안한 기색을 보인다. 일반적인 코너에 들어서도 예상외로 심하게 쏠리는 차체와 함께 유격이 심한 핸들링은 운전자로 하여금 불안감을 감출 수 없게 한다.

이러한 세팅이 온로드에서는 불리해도 오프로드에서는 유리한 측면이 있겠다. 시승코스가 오프로드였다면 주행감각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을지도. 장르 자체가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굳이 운동성능으로 평가하고 싶진 않지만, 온로드 주행에서의 부족한 안정감은 차후 페이스리프트 등을 통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쌍용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대한민국 유일의 SUT 코란도스포츠. 온로드 주행성능에서 다소 아쉬운 감은 있지만 남성적인 스타일링과 훌륭한 정숙성을 갖췄으며, 많은 화물을 싣고 4인 가족이 탈 수 있으면서 각종 세금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차량은 코란도스포츠가 유일하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도로 위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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