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디우스의 후계자인 코란도 투리스모는 구태의연한 대형 MPV에서 벗어나기 위해 SUV의 스타일링과 MPV의 활용성을 겸비한 ‘MLV’(Multi Leisure Vehicle) 컨셉트로 새롭게 탄생했다. 쌍용의 상징과도 같은 ‘코란도’ 브랜드에 이탈리아어로 여행을 뜻하는 ‘투리스모’를 조합한 이름, 그리고 레크리에이션 베이스 캠프라는 슬로건은 차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글,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코란도 투리스모는 알려진 대로 로디우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하지만 앞, 뒤만 보면 풀 체인지 모델로 느껴질 만큼 완전히 달라졌다. 전면은 코란도 스포츠의 느낌이 짙게 뭍어나 단지 이름만 코란도가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각을 살리고 보닛에 굴곡을 더해 강인한 느낌을 강조했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개인차가 크지만 어쨌든 로디우스보다 훨씬 낫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측면에는 독특한 D-필러 디자인이 미처 지우지 못한 로디우스의 잔재로 남아있다. 하지만 테일게이트를 약간 경사지게 만들어 SUV의 느낌이 나도록 했다. 동급 차량 대부분이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하고 있는 것에 반해 스윙 도어를 장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실용성에는 의문이 든다. 쌍용 측은 스윙 도어를 달아 더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도 그렇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후면은 수평형 리어램프가 적용되어 시각적으로 낮고 안정된 느낌을 주면서 일체형 스타일의 리어스포일러가 스포티한 이미지를 살리고 있다.
실내는 로디우스와 거의 흡사하지만 약간의 세련미가 더해졌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 잡은 계기는 인테리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 아울러 운전 중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티어링 휠 너머로 속도와 간단한 차량 상태를 표시하는 디지털 클러스터가 추가되었다. 전반적인 소재의 품질과 마무리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시동 버튼과 스마트키 등의 최신 편의장비가 다소 위안을 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높아 전방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다. 지붕 역시 높기 때문에 헤드룸이 좁지 않다. 4열로 구성된 시트는 1열에 두 명, 2~4열은 세 명이 앉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실제로 11명이 모두 타기에는 무리가 있다. 2열과 3열에 탑승자가 있다면 4열에는 어린이가 앉기에도 버거운 공간만이 남게 된다.
2열 이후 수납공간이 풍부하지 못한 점도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2열에 마련된 간이 테이블은 꽤나 요긴해 보인다. 트렁크 공간은 시트를 접거나 펼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시트는 2열부터 모두 접히고 적재용량은 최대 3,240L까지 늘어난다. 시트를 아예 떼어낼 수는 없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5마력, 최대토크 36.7kg·m를 발휘하는 e-XDi200 LET 디젤 엔진에 벤츠 E-트로닉 5단 자동변속기 또는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엔진 출력은 코란도 스포츠나 렉스턴 W와 동일하다. 힘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최대토크가 낮은 엔진 회전 구간에서 나와 이를 만회한다.
시승차는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최상위 모델인 RT 4WD로 동급 유일의 사륜구동 모델이다. 이는 차의 성격상 큰 장점으로 볼 수 있으며, 해가 갈수록 사륜 모델이 빛을 발하는 가혹한 환경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아울러 사륜이면서도 복합연비가 11.3km/L로 경쟁 모델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제법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성인 세 명이 탑승한 상태로 출발했다. 사실 힘이 너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예상보다 무난하게 큰 덩치를 이끌었다. 하지만 더 많은 승객과 짐이 있을 경우에도 충분한 힘을 발휘할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돌아가고 유격도 꽤 있어 고속에서는 안정감이 다소 부족하다. 묵직한 무게 때문인지 제동력도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무게중심이 높기 때문에 코너에서의 쏠림은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는 부분.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편이고 2열에서의 만족도가 더 높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더블위시본, 후륜에 독립식 멀티링크를 채택하고 있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잘 차단되는 편이다. 하지만 정숙성에 쌓은 공을 진동에서 깎아먹는다. 대체적으로 속도가 높아질수록 진동이 심해지는데, 민감한 사람이라면 꽤나 거슬릴 정도. 쌍용의 디젤차들이 정숙성에 있어서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아왔기 때문에 진동을 잡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라이벌은 동급의 절대 강자인 기아 카니발이다. 목적에 따라서는 현대 스타렉스를 구입하려는 이들에게도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강점은 갓 출시된 신상이라는 점, 그리고 카니발에 없는 사륜구동 모델을 제공한다는 점, 더불어 대부분의 쌍용차들이 그렇듯 뛰어난 가격대비 가치를 지녔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실제로 경험해본 코란도 투리스모에게는 분명 아쉬운 부분들도 존재하지만, 페이스리프트라는 한정된 환경 속에 상당히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11인승이기에 1종 보통 면허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소한 단점일지도. 반면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을 달릴 수 있고 자동차세가 연간 6만 5천원에 불과한 것은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다. 아울러 가족 모두와 사계절 가리지 않고 즐거운 여행과 레저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란도 투리스모는 분명 확실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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