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가 이스케이프의 유럽형 모델인 쿠가를 국내에 선보였다. 세단인 몬데오 디젤에 이어 SUV로는 쿠가가 처음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디젤 엔진이 대세인 시장의 흐름에 동참한 것. 쿠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며, 2007년 유럽 시장에 처음 출시되어 2012년에 2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친 바 있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외관은 전체적으로 이스케이프와 동일하지만 소소한 디테일을 달리했다. 북미형 이스케이프는 헤드램프 끝부분에 호박색 차폭등이 위치하지만 유럽형인 쿠가는 투명하게 마감되어 있다. 아울러 기존의 할로겐 방식에서 바이제논 램프로 변경되고 LED 주간주행등이 가미되어 흐릿했던 인상이 또렷하게 진해졌다. 사이드미러와 리어램프에도 LED를 사용해 한층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 18인치 알로이 휠은 기존 이스케이프와 동일한 디자인이다.
실내도 외관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변화는 없다. 차체 사이즈는 동급의 국산차인 스포티지나 투싼과 비슷하지만, 긴 휠베이스로 인해 공간이 여유롭고 포근한 시트의 착좌감도 우수한 편이다. 굳이 기존 이스케이프와 다른 부분을 찾아보자면 마일 표기가 사라지고 킬로미터만 남은 계기판, 디자인이 달라진 헤드램프 조작 스위치, 메탈 느낌의 소재에서 플라스틱으로 변경된 센터 터널 등이 눈에 들어온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CD 플레이어가 우뚝 솟아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싱크’와 ‘마이포드 터치’ 기능,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이 준비되어 있다. 외부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비게이션은 한글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지만, 실제 차량 관리 시스템은 아직도 한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스케이프와 가장 큰 차별성이 느껴지는 부분은 역시 엔진. 2.0리터 4기통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습식 듀얼클러치 6단 변속기와 결합된다. 기존 이스케이프의 1.6 에코부스트 가솔린 엔진과 최고출력은 동일하지만 훨씬 풍부해진 토크로 인해 한결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복합연비는 13.0km/L이며 실제 주행에서는 이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본격적인 시승 코스는 영종도 외곽의 한적한 국도. 일단 디젤 엔진의 정숙성은 동급에서 꽤나 조용한 편에 속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자 2000rpm부터 터지는 최대토크가 자극적이지 않고, 전자식 AWD 시스템과 토크 벡터링이 조화를 이뤄 상황에 맞는 토크 배분으로 매끄러운 가속을 유도한다. 스티어링의 무게감은 적당한 수준. SUV치곤 유격도 적은 편이다. 쿠가의 전반적인 주행감각은 SUV보단 커다란 해치백에 가깝다. 이는 유럽산 포커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섀시 강성과 하체 세팅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스케이프의 서스펜션은 북미 시장에 맞춘 소프트한 세팅이며, 쿠가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달리며 조율된 유럽 시장 맞춤형 서스펜션 세팅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고속에서 상당히 안정감 넘치고,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절도 있는 거동을 선보인다. 급격한 코너링이나 급차선 변경에서는 SUV의 특성을 완전히 이겨내지 못한 듯 잠시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언더스티어를 최소화하고 하체가 노면을 끈덕지게 부여잡으려 노력한다. 제동 성능은 초반 답력이 다소 예민한 편이지만 충분히 적응 가능한 수준이다.
쿠가의 판매 가격은 기존 이스케이프보다 높게 책정됐다. 이는 서로 다른 파워트레인, 그리고 북미와 유럽이라는 생산기지의 차이 때문이다. 경쟁 차종인 닛산 캐시카이나 국산차인 투싼, 스포티지 등과 비교하면 쿠가의 가격 경쟁력이 살짝 아쉬워 보이는 것도 사실. 하지만 쿠가는 넓은 실내와 적재 공간, 풍부한 옵션, 탄탄한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오너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결과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추가정보를 입력해주세요!
서비스(이벤트, 소유차량 인증 등) 이용을 위해, 카이즈유 ID가입이 필요합니다.
카이즈유 ID가 있으신가요?
카이즈유 ID를 로그인 해 주세요.
SNS계정과 연결되어,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