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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차별화된 스웨디시 럭셔리, 볼보 S90


최근 볼보코리아는 뜨거운 시장 반응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공개 이후 7월 공식 출시한 XC90 완전변경 모델에 대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9월까지의 판매와 계약대수는 750대로, 볼보가 올해 정해놓은 목표치의 80%를 달성했다. 볼보코리아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165%의 성장세를 이뤄냈고, 올해 판매 목표 5,200대 또한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볼보의 이미지는 그저 안전하기만 한 차였지만, 새로운 XC90 출시 이후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까지 어필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여세를 몰아 E 세그먼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던 S80을 대신할 S90이 등장했으니 더욱 반가울 수밖에. 한국 시장에 선보인 S90을 만나봤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볼보는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사 최초의 2도어 스포츠 쿠페인 P1800의 디자인을 계승한 컨셉트 쿠페를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SPA 플랫폼을 개발했다. S90의 첫인상은 XC90을 그대로 낮춰 세단으로 만들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패밀리룩 성향이 뚜렷하다.

전반적인 구성은 직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낮고 넓은 차체는 두텁고 강인한 인상을 풍기지만 날렵함도 배제하진 않았다. 볼보의 새로운 상징인 토르의 망치를 닮은 풀 LED 헤드램프와 23개의 메탈 립으로 구성된 전방 그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측면 라인 또한 직선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륜구동 기반이지만 휠베이스가 길고 앞 오버행이 짧아서 날렵한 모습이다. 커다란 휠 하우스는 18인치부터 21인치까지 포용할 수 있고,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법한 캐릭터 라인에는 크롬을 덧대어 포인트를 줬다. 쿠페 스타일의 루프 라인을 따라 후면 역시 수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직선을 강조했는데, ㄷ자 형상의 리어램프 때문인지 전면의 웅장함과는 다르게 폭이 좁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실내 역시 외관과 같은 직선형 디자인이 특징이며, XC90과 크게 다른 부분은 없다. 현대적인 감각과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센터페시아는 태블릿 PC를 이식한 듯한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로 인해 버튼을 최소화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조작을 간편화했으며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지원한다.

시승차는 모두 최상위 모델인 ‘인스크립션’으로, 판매의 주력으로 예상되는 ‘모멘텀’과의 차이는 이중 접합 유리와 시트의 가죽 재질, 볼스터 기능과 바워스&윌킨스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등의 적용 유무다.


시승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볼보차 시트의 착좌감은 장시간 운전에도 불편함 없이 몸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긴 휠베이스로 인해 2열 헤드룸과 레그룸은 여유가 느껴지지만, AWD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인지 센터 터널은 우뚝 솟아 있고, 볼보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부스터 시트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시승은 T5와 D5 AWD 두 가지 모델로 진행했다. 볼보는 자사의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 시스템과 I-Art 기술로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간극을 줄였다. 모두 동일한 배기량의 2.0리터 엔진과 변속기를 공유하며,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이용해 출력을 향상시켰다.

가솔린 T5 엔진은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한다. 0-100km/h 가속시간은 6.8초, 안전 최고속도는 230km/h로 제한된다.


디젤 D5 엔진은 2.0리터 트윈터보 방식으로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kg.m 발휘하고, 마찬가지로 8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된다. 0-100km/h 가속시간은 7.0초, 안전 최고속도는 240km/h로 제한되어 있다. D5 엔진에는 ‘파워펄스(Power Pluse)’ 기술이 적용됐다. 파워펄스는 낮은 회전수에서 즉각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 압축된 공기를 머금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터보렉을 줄이고 빠른 반응을 끌어내는 기술이다.


본격적인 시승 코스는 고속화도로와 도심이 섞여있는 구간. 볼보의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먼저 시승한 모델은 가솔린 T5. 독특한 시동 다이얼을 돌리자 깊은 잠에서 깬 듯 그르렁거리지만, 이내 숨을 죽이고 달릴 채비를 마친다.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자 우악스럽지 않고 점진적인 꾸준한 가속을 펼쳐내며 배기량이 무색해질 정도로 시종일관 여유로운 힘을 제공한다. 8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무난한 편이며,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디젤 D5 AWD 모델은 저속 영역에서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높은 토크와 파워펄스 기술, 사륜구동 시스템 등으로 가솔린 T5보다 힘 있는 가속 성능을 선사한다.


서스펜션 방식은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멀티링크로 후륜의 경우엔 일반적인 코일스프링 방식이 아닌 리프스프링을 사용했다. 이는 트렁크 공간 확보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배터리를 고려한 설계라고 한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부드러움과 거리가 멀고, XC90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편에 속하며 큼직한 차체 대비 롤링이나 피칭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그러한 승차감과 달리 스티어링의 무게감은 가벼운 편으로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듯하다. 가볍긴 하지만 반응이 빨라서 날렵한 핸들링을 선보인다. 브레이크 역시 커다란 차체를 제어하기에 충분한 제동력과 거슬리지 않는 일정한 답력을 갖추고 있다.


앞선 XC90을 통해 알려진 파일럿 어시스트 2 시스템은 조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가 차선을 유지하여 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반 자율주행 기술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연동된다. 레이더를 이용한 차간 거리 조절은 물론,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해 차량이 중앙으로 달리도록 조향을 제어한다. 단, 운전자의 손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지 않을 경우 두 차례 경고음과 문구를 알리고 조향 보조 기능이 자동으로 종료된다.


볼보는 안전하기만 한 차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프리미엄을 더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동급 최고수준의 주행 성능과 첨단 장비들을 갖췄으며, 그 이상의 특별함까지 어필하고 있다. 차별화된 ‘스웨디시 럭셔리’라는 브랜드 정체성과 진중하고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갖춘 S90은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고 표현할 줄 아는 오너를 위해 준비된 이 시대의 돋보이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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