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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동차업계의 재편방향



\'99년 들어 연초부터 세계 자동차업계는 인수합병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합병 이후 불거진 대형 메이커들간의 인수합병은 포드의 볼보 승용차 부문 인수, 닛산-르노의 전략적 제휴 합의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각종 루머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루머들의 대부분은 \'90년대 들어 급격히 경쟁력을 회복한 미국업체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주 대상은 수익성이 악화되어 있거나 지역 및 제품 측면에서 틈새 메이커들이 되고 있다.

향후의 세계 자동차산업은 생산능력이 500만대를 초과하는 5∼6개 업체를 중심으로 대통합이 이루어져 공급체계를 과점하는 형태의 시나리오가 최근 들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산업의 대통합을 지켜보면 국내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으며 향후에 독자적인 자동차업체로서 생존을 유지하는 것은 현재의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인 대통합의 배경과 21세기를 향한 주요 메이커들의 전략을 살펴보고 향후 재편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을 비롯하여 대형 메이커들간의 합종연횡이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게 된 배경은 크게 시장 수요의 위축 및 공급과잉 심화, 환경규제 및 안전기술에 대응한 개발부담 증대, 시장 통합에 따른 업체간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 등을 들 수 있다.
첫번째 배경은 자동차 수요 위축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북미, 서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의 수요는 \'90년대 들어 경기둔화 및 시장 성숙의 영향으로 거의 정체되어있다.

게다가 수요가 신장되고 있던 동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개도국 시장도 \'97년부터 아시아를 시작으로 동유럽, 중남미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된 데다 특히 급격히 증가되어온 아시아 시장은 대폭 감소세로 반전되었다.

두번째는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이다 \'98년 현재 전세계 자동차 생산능력은 6,760만대에 인데 반해 자동차 수요는 5,270만대에 그쳐 공급과잉 규모는 약 1,490만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공급과잉 규모가 커진 데에는 주요 대형 메이커들이 개도국 시장의 선점을 위해 현지 직접진출을 크게 늘린 데다 자국산업 육성을 위해 개도국들이 자동차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 데서 기인한다.
또한 이러한 공급상태가 지속될 경우 세계 자동차산업의 가동률은 2000년대에 60%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업계가 수익성이 크게 차별화 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의 배경이 되고 있다.

세번째로 환경, 안전기술 등 첨단 전략기술에서의 투자비용이 급증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기 위한 비용이 크게 증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CO2 배출가스 규제 등 환경규제와 안전기준, 대체연료차, 첨단기술 등을 획득하기 위한 R&D 비용과 설비투자 등은 업체의 생사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과다한 부담이 될 것이며 소규모 업체가 이를 부담하면서 독자적으로 생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형 메이커간에도 위험 분산 차원에서 전략적 제휴나 합병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WTO 체제 출범 이후 세계 경제는 지역 및 국가 중심의 경쟁 체제에서 전세계 경쟁 체제로 변화되고 있으며 개도국에서의 무역장벽 또한 점차 낮아져 자유무역으로 이행됨에 따른 경쟁 환경 변화를 들 수 있다.
또한 EU 화폐 통합, 자유무역지대 확대 등으로 국경없는 경쟁 체제는 더욱 확대되고 있고 대형화 및 네트워크화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무역환경의 변화로 특정지역이나 국가에서 판매비중이 높은 메이커들의 시장 기반이 붕괴되면서 자력 생존이 어렵게 되자 세계화된 업체들의 적극적인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의 주요 메이커들은 2000년대에 생존을 유지하기 위하여 규모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생산량을 보유할 수 있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하는 관건이 되고 있기 때문에 자국 또는 주요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세계 주요 성장지역에서의 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이를 상호 네트워크화 시키는 것이 경쟁력의 포인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까지 세계 주요 메이커의 생산능력 확충 계획을 보면 GM과 포드가 아시아를 비롯한 개도국에서 1,000만대를 초과할 것으로 보이며 이외 5대 메이커들도 모두 500만대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세계 주요 메이커들은 비용절감 측면에서 플랫폼 통합 및 변형차종의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통합 및 단순화는 규모의 경제 측면과 범위의 경제 측면으로 고려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측면은 플랫폼당 생산대수 증가로 단위 비용(연구개발, 고정비용) 절감, 부품 공용화, 신차개발기간 단축에 따른 연구개발비 축소, 조달비용 절감 등이 있다.
범위의 경제 측면은 기본 플랫폼을 기준으로 하여 다양한 변형 모델(왜건, 특정시장용 모델, 미니밴 등)을 개발하여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시장 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전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차종의 개발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상품 투입 요구에 부응하고 각종 개발비용 절감 및 지역간 특성의 대응을 위해 신차개발기간의 단축이 요구되고 있다.
내외장 디자인의 결정에서부터 양산개시까지의 개발기간은 현재, 북미 메이커들은 약 3년, 독일, 이태리 메이커들은 2.5년에서 3년 정도, 프랑스 업체들은 4년 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나 2000년을 기점으로 일본 업체들 수준인 24개월 이내로 단축할 것을 목표를 삼고 있다.

한편 전체 자동차 생산비용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품관련 비용의 절감을 위하여 각 업체별로 글로벌 소싱에 의한 부품의 외주 확대, 부품의 시스템화, 모듈화 등을 추진, 비용 절감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플랫폼 통합 및 부품공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력축소, 숙련도 향상 외에 자사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 부품의 내부제작 확대 등으로 생산성 향상에 전력하고 있다.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환경규제는 국가 및 지역을 불문하고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최근의 지구온난화, 대체에너지, 오존층 파괴 및 대기오염, 소음,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는 21세기 업계 재편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환경관련 연구개발 투자는 성공가능성이 낮아 위험부담이 크고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소요되는 특성을 띄고 있기에 업체간 공동 프로젝트 수행(Big 3의 전기차 공동개발, 유럽 주요 6사의 안전 및 배출가스 기술 공여 연구 등)을 통한 위험 분산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각종 연구개발을 원활히 수행하면서 세계 수요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북미, 유럽, 아시아 대륙별로 생산규모가 500만대 이상 되는 1∼2개 정도의 세계화된 기업만이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WTO 체제에 따른 무역환경 변화, 역내 시장 통합 등으로 시장 개방이 진행되면서 자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내수기반이 붕괴되면서 인수 합병의 대상이 되거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생존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독립적인 개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에 적합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은 자사 브랜드를 포기하고 세계화된 기업의 조립 하청공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세계 자동차 업체수는 급격히 감소하게 될 것이다.

\'99년 현재 400만대 이상의 자동차 공급능력을 갖춘 업체는 5개사(GM, 포드, 도요타, 폭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불과하여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업계 재편의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대형합병 이후 최근에는 현금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포드가 BMW 및 혼다를 인수할 것이라는 언론보도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은 인수합병의 열풍에 휘말려 있으며 이러한 대형합병들이 성공할 때는 그동안 우려해 온 공급체제 과점화 시나리오는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기업간 느슨한 다각적, 다층적인 국제제휴 네트워크를 통하여 경영자원의 보완, 교환 수준에서 그치게 되면 기초적인 경쟁력에 대한 기업간 평준화, 조정이 일어나게 되며 독자생존이 불투명한 자동차업체들도 보호 무역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영자원의 수혈로 도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자동차 업체수는 크게 감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업체간의 제휴가 확대되어도 국가간 경쟁은 심화되며 다극적이고 합종연횡 형식의 전략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향후의 자동차업계는 대형 메이커를 중심으로 일정부분까지 과점화가 진행되며 유형별로 각기 역할을 달리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공존하는 그러한 시스템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송 상 훈 / 협회 정보조사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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