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시대에 떠오르고 있는 해법이 경량화이다. 엄격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나 수소 같은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차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래서 메이커들은 신차를 내놓을 때 구형 보다 조금이라도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물론 경량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 30년 동안 자동차들은 환경과 안전 규제, 편의 장비들 때문에 꾸준하게 중량이 늘어났다. 성능은 더욱 높이면서 규제에 맞춰야 하는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경량 소재를 더욱 채용하는 입장이다. 자동차에 쓰이는 대표 경량 소재가 바로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은 부분적으로는 보닛과 트렁크 리드, 서스펜션 등에 쓰이고 섀시와 보디 패널 전체에 사용되기 한다. 알루미늄은 스틸 보다 비싸지만 강성은 떨어진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스틸 보다 월등히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을 갖고 있는 소재가 있다. 바로 카본-파이버다. 카본-파이버는 경량과 고강성을 동시에 양립한 대표적인 소재지만 제작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사용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카본-파이버는 주로 레이스카 또는 고가의 수퍼카에만 쓰였다. 일반적으로 카본-파이버는 스틸 대비 무게가 5분의 1에 불과하다는 대단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카본-파이버의 생산 비용은 스틸의 30배에 달한다. 가장 고품질의 카본-파이버(F1 머신 등)를 생산할 수 있는 방식은 오토크레이브이다.
최초의 카본-파이버는 1958년 로저 베이컨 박사가 개발했다. 최초의 카본-파이버는 인조견사를 가열해 탄소와 화합 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했고 효율도 매우 떨어졌다. 실제 카본의 함유 비율도 20%에 불과했고 강성도 현재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60년대 초에는 카본의 비율을 55%까지 높인 공법이 개발됐고 디자인의 자유도도 한층 높아졌다. 그리고 1969년에는 카 리인포스먼트(Carr Reinforcements)가 세계 최초로 카본-파이버 섬유를 선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카본-파이버 제작사는 일본의 토레이, 유럽에서는 독일의 SGL 카본 그룹(포르쉐 카레라 GT 등에 공급)이다.
현재 토레이 인더스트리와 테이진, 미쓰비시 레이온은 전 세계 카본-파이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세 회사는 최근 새로운 제작 공법을 도입해 코스트를 크게 떨어트리기로 합의했다. 마니아들에게 카본-파이버는 익숙한 용어지만 전체 생산량 중 자동차에 쓰이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 회사의 계획대로 카본-파이버의 코스트를 현재의 절반 정도로 낮출 수 있다면 자동차의 중량 역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 / 한상기 (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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