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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진화, 포르쉐 911의 역사


스포츠카의 살아있는 전설 포르쉐 911은 포르쉐의 첫 작품인 356의 후속으로 개발되었다. ‘어른 4명이 즐겁게 탈 수 있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라는 목적으로 1963년 포르쉐 911의 시작인 901 컨셉카가 등장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어른이 앉을 수 없을 정도로 좁아진 뒷좌석 때문에 어린 아이들에게 적합한 뒷좌석이 탑재되었다. 이때부터 2+2시트의 개념이 나타났으며, ‘한 가족이 즐겁게 탈 수 있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를 표방했다. 포르쉐 911은 지난 40여 년간 포르쉐뿐만 아니라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명차로 지금도 수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모델이다.


1세대 911(901) [1964~1974]
개발 코드에 따라 901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지만, 푸조에서 가운데 0이 들어간 이름을 쓰지 말라는 클레임을 걸어 911로 개명했다. 초대 911은 196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하여 1964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356과 같은 RR 구동계를 갖고 새로운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탑재되었다. 최고출력 130마력과 최고속도 210km/로 당시 스포츠카의 기준을 제시했다.


페라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페라리급의 성능을 낼 수 있었던 901은 데뷔와 동시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1967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911 S가 추가되었고, 1969년에는 전 차종의 휠베이스가 57mm 연장되면서 서스펜션을 새롭게 개량해 핸들링이 크게 개선되었다. 1970년에는 배기량을 2.2리터로 확대했으며, 1972년에는 심화된 배기가스 규제 때문에 배기량을 2.4리터로 다시 늘렸다.


2세대 911(930) [1974~1989]
미국의 안전기준에 따라 5마일 범퍼가 장착된 2세대 911이 데뷔했다. 코드네임 930은 본래 터보 모델을 지칭하는 것으로, NA모델은 1997년까지 기존 911사양 그대로 적용되었다. 2.7리터 엔진을 탑재한 911 및 911 카레라 외에 3리터 엔진의 카레라 RS가 108대 한정생산 되었다. 1978년에는 911 전 라인업이 3리터 엔진으로 변경되면서 NA모델도 코드네임이 930으로 전환되었다.


1984년에는 엔진 배기량을 3.2리터로 확대하여 출력이 기존의 카레라RS를 넘어서, 전에는 레이싱모델에만 부여되던 ‘카레라’라는 이름을 이때부터 NA모델의 통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76년 3리터 260마력 4단 수동변속기를 탑재한 터보 모델이 등장,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인기를 누렸다. 1989년부터 5단 게트락제 미션을 사용하고 연비제어는 KE제트로닉을 채택했다. 1982년 터보 모델의 배기량이 3.3리터로 커지면서 인터쿨러를 장착했으며, 930의 마지막 해인 1989년에는 한정모델 터보 S가 소량 생산되기도 했다.


3세대 911(964) [1989~1993]
3대세 911은 2세대 911과 비슷한 외관이지만 부품의 80%를 새롭게 설계했다. 가장 큰 변화는 보디가 모노코크로 설계되고 서스펜션의 스프링이 모두 코일스프링으로 변경된 점. 이 때문에 964는 현대적인 핸들링 특성을 얻어 ‘가장 새로운 포르쉐가 가장 좋은 포르쉐’ 라는 말의 가치를 한층 더 높였다. 엔진 배기량은 3.6리터로 확대되면서 풀타임 4WD를 더했으며, 이때부터 수동조작을 할 수 있는 오토매틱,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모델체인지를 한 964는 터보 모델의 개발이 늦어졌다. 다급해진 포르쉐는 1991년 930모델과 같은 3.3리터 M30 엔진으로 터보 모델을 공개했지만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1993년 3.6리터 M64엔진을 베이스로 새로운 터보 3.6이 등장, 터보 S에서 선보였던 붉은 브레이크 캘리퍼, 18인치 휠, RS모델과 같은 리어범퍼를 채택하고 차고를 더욱 낮추어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머플러는 좌우 2개로 나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조수석 측 머플러로만 배기하고, 운전석 측은 웨이스트 게이트의 공기 개방라인으로 쓰였다. 또한 공랭식 엔진 최대 배기량인 카레라 RS 3.8을 소량 생산했다.


4세대 911(993) [1993~1997]
마지막 공랭식 엔진으로 모든 이들이 최고의 911이라 칭하는, 지금도 엄청난 금액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모델이다. 3세대보다 프론트 휀더의 높이는 낮아지고 테일엔드의 디자인도 새로워졌다. 리어 서스펜션에 채용된 멀티링크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리어휀더도 더욱 넓어졌다. 확대된 리어휀더 덕분에 머플러 용량의 증대와 배기계통을 개선할 수 있었다. 1995년에는 비스커스커플링 방식의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카레라 4가 등장했다. 터보 모델은 3.6리터 엔진에 편뱅크각 터빈과 인터쿨러를 장착한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 최고출력 408마력의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다. 이때부터 터보에 4륜구동 시스템이 채택되었다.


4륜구동 시스템은 앞바퀴의 토크배분을 5%만 허용하여 RR 구조의 핸들링 특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배려했다. 터보의 특징 중 하나인 고정식 리어윙은 트레이타입에서 보디를 따라 뒤쪽이 완만하게 내려가는 형태로 바뀌고, 대형화된 인터쿨러에 맞춰 리어윙의 그릴도 같이 커졌다. 1996년 가변벨브타이밍 기구인 바리오캠을 적용시켜 카레라는 13마력, 카레라 4는 15마력이 향상되었다. 4세대 911은 타이트한 느낌이 남아있는 마지막 911이다.


5세대 911(996) [1998~2004]
포르쉐를 대표하던 동그란 헤드램프가 눈물형 디자인으로 변경된 모델이다.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5대세 911은 세계적인 배기가스 규제에 따라 처음으로 수랭식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수랭식으로 변경됨에 따라 엔진 보조기구가 설치되고, 충돌 안전기준에 맞추기 위해 안전장비 또한 추가되어 4세대 대비 약 70kg이 무거워졌다.

서스펜션 구조는 4세대 모델과 같지만 세부적으로 개량하여 프론트 얼라이먼트의 적정화를 이루고 리어는 세미 트레일링암에 3개의 암을 조합한 변칙적인 멀티링크 구조가 되었다. 1999년에는 원메이크 레이스인 포르쉐컵에 참전을 희망하는 오너들을 위해 GT3가 시판된다. GT3의 엔진블록은 르망에 참전한 GTI의 것을 빌려왔으며, 고회전 유닛으로 7,000rpm에서 370마력을 발휘하는 하이스펙이다.


2000년에는 420마력을 자랑하는 터보 모델이 추가되었다. 5세대 터보 역시 리어의 슬립을 감지하면 프론트 구동력을 증대시켜 차체를 제어하는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 채용됐다. 또한 911 양산차량 중 최강버전인 GT2가 등장한다. 터보를 베이스로 엔진을 40마력 향상시키고 경량화를 위해 4륜구동 시스템을 생략했으며, 자동변속기는 선택할 수도 없는 철저하게 주행만을 위해 특화된 머신이었다. 포르쉐 내부에서는‘과부 제조기’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6세대 911(997) [2004~2012]
이전 996 버전에서 불만이 많았던 눈물형 헤드램프를 버리고 내장 디자인을 변경한 6세대 911은 996 대비 약 80%의 개선을 이루었다. 기본형인 카레라는 3.6리터 엔진이 탑재되고 카레라 S는 3.8리터 엔진이 적용되어, 각각 325마력, 355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기본적으로 6단 수동변속기와 5단 팁트로닉S 자동변속기가 있지만 GT3, GT3 RS, GT2는 6단 수동변속기만 적용된다.


2008년 마이너체인지를 거치면서 모든 엔진이 3.8리터 직분사로 통일된다. 997의 2세대라 칭하는 이 모델부터는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PDK를 선택할 수 있고, 듀얼 HID 헤드램프가 적용되며 리어램프 구성 또한 LED로 변경된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세대 997 터보를 공개, 3.8리터 터보엔진으로 500마력을 자랑했다. 이전의 팁트로닉 대신 PDK가 장착되며, 2010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530마력의 터보 S를 공개했다.

2009년 2세대 GT3도 발표되는데 429마력의 3.8리터 엔진을 채용하고, 고성능 버전인 GT3 RS는 911모델 중 가장 큰 4.0리터 배기량과 함께 자연흡기 엔진으로 리터당 125마력을 발휘하는 가장 강력한 자연흡기 엔진으로 거듭났다. 최고출력 500마력을 자랑하는 GT3 RS는 레이싱용 버킷시트와 롤케이지가 장착되며, 600대 한정으로 판매되었다. 997은 데뷔 후 3년만인 2007년 7월에 10만대를 판매해 역대 모델 중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7세대 911(991) [2012~?]
그리고 2012년 7세대로 거듭난 최신형 911이 등장했다. 기존 911을 능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들을 단번에 떨쳐내며 다시 한 번 역사상 최고의 911로 등극한 스포츠카의 아이콘. 7세대 911 카레라 S는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기존 997형 911 터보와 동일한 랩타임을 기록할 만큼 모든 면에서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살아있는 스포츠카의 전설 포르쉐 911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며, 1세대부터 7세대까지 모든 911은 언제까지나 영원한 남자의 로망이다.

글 / 김동현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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