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대형세단, K9의 가격이 드디어 공개됐다. 지난 6일 대략적인 가격대를 공개한 이후 20일 만이다. 일부 트림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델들이 예상가격보다 약 10~20만원 줄어들어 확정된 가격은 3.3 모델 5290만원~6400만원, 3.8 모델 6340만원~8640만원이다.
3.3 모델은 가장 최상급인 노블레스 스폐셜을 제외하고 예상가격보다 10만원씩 다운됐다. 가장 아랫급인 3.3 프레스티지 모델은 예상가격(5300~5400만원)보다 10만원 줄어든 5290만원으로 확정됐으며, 노블레스 모델은 5890만원으로 이 역시 예상가격(5900~6000만원)보다는 10만원 낮아졌다. 3.3 모델 중 가장 최상급인 노블레스 스폐셜은 예상가격과 차이가 없는 6400만원으로 정해졌다.
3.8 모델도 마찬가지다. 3.8 모델 중 가장 낮은 트림인 3.8 프레스티지의 가격은 6340만원. 예상가격(6350~6450만원)보다 역시 10만원 줄어들었으며, 프레스티지 스폐셜의 가격은 예상가격과 동일한 6850만원으로 책정됐다. 또한 3.8 노블레스는 7230만원으로 예상가격(7250~7350만원)보다 20만원 낮아졌고, 노블레스 스폐셜 역시 예상보다(7750~7850만원) 20만원 다운된 7730만원으로 정해졌다. 옵션이 필요 없는 가장 최상급 모델인 3.8 프레지던트는 8640만원으로 이 또한 예상(8650~8750만원)보다 20만원 줄어들었다.
사전에 공개된 예상가격보다 약간씩 줄어든 현상은 소비자 입장에선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정책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한 기아자동차의 전략으로 풀이될 수 있다.
소비자는 물건을 구입할 때 자신이 생각한 금액보다 약간이라도 낮은 금액이 붙어있다면 비교적‘저렴하다’라는 인상을 받게 되며 큰 거부감 없이 그 물건을 선택하게 된다. K9의 가격 정책은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잘 이용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실제 K9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8 모델의 가격을 살펴보면 의아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 3.8 라인업 중 스페셜 모델에서 옵션을 모두 선택하면 가장 높은 트림인 3.8 프레지던트보다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옵션은 소비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빼버리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메이커의 정책에 있다.
메이커에서는 차량을 만들고 판매할 때 가장 많은 판매가 예상되는 주력모델을 선택하게 되며, 그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하게 된다. 또한 그 모델에서 가장 많은 선택이 예상되는 옵션도 미리 정해놓는다. 차량의 급을 떠나서 주력 판매트림을 최상위 모델로 잡는 메이커는 없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은 유난히 풀 옵션 모델을 선호하며 선택한다. 3.8 모델의 아이러니한 가격 또한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력으로 생산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출고가 되는 트림으로 소비자들을 유도한다. 차량이 대형급인 만큼 K9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대부분의 옵션을 선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가장 최상위 모델을 선택하는 것보다 금액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한 대를 팔더라도 조금 더 남는 장사를 하기위한 기아자동차의 꼼수로 생각 될 수밖에 없다.
K9의 정확한 옵션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미묘한 가격 책정과 판매 방식은 분명 소비자의 자유로운 판단과 선택권을 방해하는 요소다. 출시 전부터 여러모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기아차 K9.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면 국내 대형차 시장에 큰 파장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나, 조금씩 베일을 벗어갈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지는 점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동현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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