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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퀴의 힘, BMW xDrive 퍼포먼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 지났다. 아직 겨울을 준비하지 못한 몸과 마음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적응하지 못했고, 매년 이맘때면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과 겨울 냄새가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심정이다. 이른 아침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무작정 차에 올랐다. 복잡한 시내를 뚫고 서울-춘전 고속화도로를 한참 달렸을 무렵, 오색단풍으로 물든 산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단풍으로 물든 풍경 역시 입동을 대비한 눈치는 아니다. 경치에 취해 한참을 달리니 내비게이션의 경로가 아스팔트를 벗어나 비포장도로로 바뀌기 시작한다. 뽀얀 연기를 일으키며 흙과 자갈로 덮인 길을 달리자 넓은 강에 자그마한 섬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강을 가로질러 섬에 도착하자 ‘BMW xDrive Performance Day’라는 문구가 반긴다.


BMW 그룹 코리아가 자사의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 xDrive 시스템을 알리고자 특별히 준비한 날이었다. 강원도 춘천 부근에서 치러진 이번 행사는 x시리즈 모델들로 온·오프로드 코스와 장애물 코스를 경험하는 행사로 구성됐다.


현재 전 세계 시장에 판매되는 BMW 차량 3대 중 1대꼴로 xDrive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2015년까지 xDrive 모델 누적 출고 대수는 5백만대 이상으로 전체 판매량의 3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겨울이 길어서일까, 국내 판매량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xDrive 모델의 비중이 높아졌다.


BMW의 첫 번째 네 바퀴 굴림 모델인 325xi가 등장한 것은 1985년. 이후 전자제어 방식 시스템을 도입하며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게 된다. 1999년에는 X5가 등장하면서 BMW의 네 바퀴 굴림 방식은 SUV 모델들을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이제는 1시리즈부터 7시리즈에 이르기까지 xDrive 시스템이 적용된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전륜구동이나 후륜구동 방식보다 무겁고 연료 소모가 많다는 단점을 감수하면서도 xDrive 모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 단지 겨울철 눈길 위에서 민망해지기 싫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BMW 전통의 후륜구동 방식이 선사하는 특유의 날카로운 주행감성은 세계 최고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xDrive가 매력적인 이유는 더욱 안정적인 접지력을 확보해 어떤 상황에서도 차량을 운전자의 의도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눈길이나 빙판길 또는 장마철 물이 고인 도로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쾌적한 환경에서도 xDrive는 후륜구동의 그것과 또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BMW 특유의 짜릿한 운전재미에 든든한 안정감까지 더해져 더욱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xDrive의 진가라 할 수 있다.


BMW xDrive의 가장 큰 장점은 전후 구동력 배분이 0~100%까지 자유자재로 이뤄진다는 것. 기본 값은 전후 40:60으로 역시나 후륜 쪽에 더 많은 구동력을 전달하지만, 앞바퀴가 모두 빙판 위에 있어 헛도는 상황에서도 뒷바퀴에 100%의 구동력을 몰아줄 수 있어 동력을 전혀 낭비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최대한의 힘과 접지력을 제공한다. 뒷바퀴가 헛도는 반대의 상황이라도 마찬가지. 더군다나 한 단계 더 진화한 xDrive 시스템은 전후뿐만 아니라 좌우 구동력 배분까지 가능해졌다.


xDrive의 또 다른 장기는 모든 과정이 전자식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 기계식 제어 시스템의 경우 이미 조금이라도 바퀴가 미끄러진 이후에 이를 감지해서 기계적 반응을 통해 구동력이 분배되지만, xDrive는 각 바퀴의 구동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실제 미끄러지기 이전에 구동상태의 변화를 감지해 반응함으로서 한 차원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번 행사의 꽃은 오프로드 시승. 험난한 지역의 거친 길을 주파하는 일반적인 오프로드 코스가 아닌, 속도를 제법 높일 수 있는 오프로드 코스다. 먼저 X3 20d 모델에 올라 주행을 시작해본다. 코스에 진입하자 낙엽이 수북이 쌓여있고,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물웅덩이와 진흙탕 등 다양한 노면 상황이 펼쳐진다. 선두 차량은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기 시작하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오프로드 주행속도가 주변 풍경 따위에 신경 쓸 겨를도 없게 만들었다. 마치 랠리를 뛰는 듯한 기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X3는 꿋꿋하게 달려가야 할 방향으로 인도했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적당한 출력과 넉넉한 토크는 오프로드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앞선 차량들은 30d와 50d 모델들로 따라가기 벅찼으나, 오히려 가벼운 무게가 코너에서는 장점으로 다가왔다. 엔진의 무게 때문에 언더스티가 발생한다던가 급제동 시 차체가 앞으로 쏠리는 노즈 다이브 현상이 적어 한결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도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속한 판단으로 구동력을 배분한 xDrive 시스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를 마치고 돌아온 장애물 코스에는 X5 30d가 기다리고 있다. 롤러 위에서 인위적으로 슬립을 일으켜 바퀴가 헛도는 상태에서 구동력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또한 비탈길 내리막 서행 기능인 HDC를 체험하는 코스, 그리고 시소처럼 생긴 테라포드 구간은 갑작스러운 무게 변화에 서스펜션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X5는 각각의 상황을 어렵지 않게 헤쳐 나가며 덩치에 어울리는 듬직함을 선사했다.


BMW의 xDrive 시스템은 사계절,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운전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안정적인 주행을 보조한다. 후륜만 고집하던 브랜드가 사륜구동이나 전륜구동을 만든다고 해서 손가락질을 받아야하는 것도 아니다.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에 따라 발전을 거듭하는 것은 격려하고 응원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앞으로 나오게 될 F90 신형 M5는 600마력대의 고출력을 감당하기 힘들어 xDrive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한편으론 아쉬운 부분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xDrvie의 우수성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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