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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영업, 발 담그기&홈피 판매 심화


수입차영업분야에서 \'발 담그기\'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가 늘면서 고유의 영업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발 담그기란 한 브랜드의 영업사원이 다른 브랜드의 영업사원과 뒷거래를 통해 차를 파는 방식을 뜻하는 그들만의 은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차가 잘 팔리지 않는 브랜드들의 경우 영업사원들이 다른 브랜드에 차를 소개해주고 일반적인 사례금 외에 판매수당까지 나눠 갖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얼마 전에는 한 딜러의 영업사원이 다른 브랜드의 차를 계약한 고객에게 접근, 자신이 아는 선배를 통하면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유혹해 소비자를 빼돌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먼저 계약한 영업사원이 계약을 해지해주지 않자 전시장까지 찾아가 1시간여 동안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인터넷 홈페이지 판매는 네이버, 다음 등 각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해당 브랜드를 치면 영업사원의 홈페이지가 뜨도록 해놓고 고객들의 문의를 유도하는 것. 인터넷의 보편화로 차를 사기로 마음먹은 고객들이 일단 포털에서 해당 차를 검색해 보는 데 착안한 판매방식이다. 고객은 검색창에 뜬 각 영업사원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차 견적을 받아보고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영업사원의 차를 사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홈페이지 없이 영업을 어떻게 하느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

발 담그기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경쟁이 심화되는 건 결국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마진을 깎아서라도 차를 더 팔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일부 영업사원들은 아예 “3대 팔아서 1대라도 남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판촉전은 수입차 영업부문 고유의 판매문화를 바꾸고 있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영업은 군대와 학교의 중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영업부문의 기강이 셌다. 같은 브랜드의 선배에게 깎듯한 건 물론 경쟁사라도 선배 대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예의 없는 후배’로 찍혀 일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현재는 “차만 잘 팔면 됐지 선배가 무슨 상관이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수입차 영업경력 10년이 넘는 한 영업사원은 “자사 차는 물론 경쟁차에 대한 각종 정보를 갖고 고객들에게 접근해 차를 알리고 판매해 왔던 게 수입차 영업사원만의 전통이고 자존심이었다”며 “그러나 요즘 같아서는 고객관리를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여서 시골에 내려가 식당이라도 하는 게 속 편할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영업사원들 간의 선의의 경쟁이나 철저하고 꾸준한 고객관리보다는 \'한탕주의\'로 흐르는 영업문화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더욱 황당한 건 이런 판매방식으로 판매문화를 흐려 놓았던 직원들이 “차도 안팔리고 돈도 못버니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며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내고 다른 수입차 브랜드로 옮기거나 업계를 떠나는 일이다. 이 경우 결국 피해를 입는 건 고객과 해당 브랜드다. 영업사원만 믿고 차를 샀다가 해당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 인수인계도 제대로 되지 않은 다른 직원에게 자신의 차에 대해 상담해야 한다. 이는 결국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영업부문의 판매문화가 무너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딜러 및 영업사원 수가 지난 몇 년간 크게 늘어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각 브랜드는 서울지역에 직영 및 1~2곳의 딜러를 뒀으나 현재는 최소 2~3곳 이상의 딜러가 경쟁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예전에는 업계 전체를 통틀어 20~30곳 정도였던 딜러 수가 현재는 70개 이상으로 늘었고, 300~400명 수준에 불과했던 영업사원의 수도 1,000명이 넘었다. 또 다른 이유로, 짧은 기간 양적인 팽창은 이뤘으나 제품 및 영업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나 브랜드에 대한 애정없이 개개인의 이익을 쫓는 영업사원의 철새문화도 심화되는 추세다.

수입차 딜러 관계자는 “한 회사에서 5년 이상 근속한 영업사원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며 “앞으로 업계 볼륨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각 수입업체 및 딜러들이 조직개편 및 영업사원 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동기부여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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