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아래, 서울 강남의 도심 한복판에서 오프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지프 어반 익스피리언스 2013’ 행사가 열렸다. 미디어데이를 포함한 총 4일 동안 300여명 정도가 참가하게 되는 이번 행사는 기자에게도 매우 이색적인 경험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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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먼저 시승차로 마련된 랭글러 루비콘과 그랜드 체로키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듣고 순서대로 진행된 오프로드 체험. 일단 가이드가 운전하는 차량에 함께 동승한 이후 직접 코스를 체험하게 된다.
크라이슬러가 마련한 오프로드 트랙은 수직 통나무 장애물 코스, 기동성 테스트 코스, 급경사를 넘어서는 힐 클라이밍 코스, 측면 경사를 체험하는 사이드 슬로프 코스, 도하(渡河)를 체험하는 워터 코스 등으로 이루어졌다. 각각의 코스를 돌기 위해 먼저 랭글러 루비콘에 올라본다.
가이드와 한 바퀴 돌아본 길이지만 막상 오프로드 방식대로 핸들을 잡고 엑셀을 밟아나가니 색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평소 도심에서는 물론 어지간한 오프로드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통나무 장애물 코스. 불규칙하게 쌓은 여러 겹의 통나무 위를 올라가기 위해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핸들을 미세하게 돌려가며 맞춘다. 쌓아올린 통나무 맨 위로 정확히 바퀴가 올라가야 하는 것이 포인트. 일단 올라간 바퀴는 놓인 그대로 앞으로 나아간다.
시종일관 로우기어로 전진해 나아가자 네 바퀴 중 일부만 바닥에 닿아도 적절히 토크를 배분해 탈출하는 랭글러 루비콘. 네모반듯한 차체가 나무 위의 작은 공간에서 유유히 흘러내려간다. 그렇게 지면에 닿는 순간 내심 안도하며 다음 코스로 향한다.
이번에는 기동성 테스트 코스, 구불구불 노면의 굴곡이 꽤나 심하다. 최초 진입만 제대로 하면 어렵지 않다고 하니 지시요원의 신호에 따라 앞바퀴를 시작 지점에 잘 정렬한다. 그 상태로 움직이자 부드럽게 흘러가며 거친 소음이나 덜컹거림도 예상보다 덜하다. 가뿐하게 코스를 클리어하는 랭글러 루비콘이 갈수록 든든하게 느껴진다.
다음은 밑에서 바라보면 하늘 위에 차가 떠있는 광경을 연출하는 힐 클라이밍 코스. 급경사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중요하다. 차의 성격상 급경사를 올라가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자연스럽게 경사를 오르는 동안 한낮의 쨍쨍한 햇살이 랭글러의 전면과 마주한다. 마치 산 정상에 올라 잠시 멈춘 것 같은 시간, 저 아래 도심의 수많은 차들이 신호대기에 걸려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이 아닌 도심 한가운데에서 하늘과 마주하는 경험이 이색적이다. 그 찰나의 기분을 안고 급격한 하강을 시도, 천천히 브레이크만 밟았다 떼면 차가 알아서 안전하게 잡아주며 다시 밑으로 내려간다.
이제 사이드 슬로프 코스로 향한다. 조수석 쪽의 바퀴를 측면의 구조물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올린다. 그렇게 진행되는 코스는 웬만한 산길이나 계곡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높이. 천천히 지나가 구간이 끝나자 핸들을 급격하게 돌려 도하 코스로 간다.
어느덧 마지막 코스. 강을 건너는 느낌을 연출한 공간이라 낮은 지면에 물이 출렁거린다. 얼핏 봐도 얕은 깊이는 아닌 것 같다. 그 마지막 강을 건너기 위해 뛰어들어 속도를 내본다. 물살을 강하게 해쳐나가는 순간에 짧지만 터프한 느낌이 전해진다. 코스가 끝나니 여기저기 진흙탕이 되어버린 랭글러 루비콘.
오프로더의 아이콘인 지프 랭글러 루비콘의 현행 모델은 2.8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하여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6.9kg·m, 연비는 10.7 km/L를 기록한다. 더불어 운전의 편의성이 대폭 향상되었다. 오프로드 관련 기능 스위치를 따로 모아 배치했고, 리어 윈도우의 크기가 커져 더욱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수동 변속 기능이 추가된 오토스틱을 랭글러 모델 최초로 적용하여 랭글러가 자랑하는 터프한 주행 성능을 한층 극대화했다. 특히 오토 라이트 기능,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 등의 스마트한 편의장치를 탑재했고, 방음 패키지를 추가 장착하여 소음과 진동을 개선했다. 더불어 향상된 질감의 내장재와 크롬 및 메탈 엑센트가 적용된 인테리어를 도입했으며 다크 브라운을 신규 내장 컬러로 추가하여 감성품질을 높였다.
아쉬운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다음은 그랜드 체로키와 함께하기로 한다. 우선 도심형 SUV를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이미지가 정통 오프로드의 아이콘인 랭글러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긴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기대 없이 시승한 그랜드 체로키. 하지만 고급 세단을 연상케 하는 실내 분위기와 편안한 승차감으로 어떤 코스든 무리 없이 나아간다.
조금 큰 차를 움직이고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만 작용할 뿐, 거친 코스에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특히 힐 클라이밍 코스의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본다. 알아서 급경사의 주행을 제어해주는 전자 제어 전복 방지 시스템(ERM)을 시험해 보기 위한 것. 신기할 정도로 안정감있게 급경사를 내려온다.
신형 그랜드 체로키 디젤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V6 3.0L DOHC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하여 최고출력 241마력, 최대토크 56kg·m를 발휘해 휘발유 6000cc급에 상응하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신형 V6 터보 디젤 엔진은 보다 넓은 rpm 영역에서 토크를 고르게 분출하고 저회전 영역에서도 강력한 토크를 발휘한다.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차. 7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명백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오프로더의 로망 지프 랭글러. 그리고 고급스러움과 편의성이 돋보이는 프리미엄 SUV 그랜드 체로키. 이 차들을 놓고 크라이슬러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프의 고객은 두 종류입니다. 실천가와 꿈꾸는 사람, 그 중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지프와 언제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실천가라면 더 할 나위 없지만, 그럴 수 없다 해도 잠시나마 오프로드가 어떤 것인지 체험해보라는 것. 그런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도심 속 오프로드 체험은 모험심을 잠재우고 있던 도시인들의 마음에 불을 질러버릴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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