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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경차의 변신은 무죄, 쉐보레 스파크 S


한국지엠은 2014년형 쉐보레 스파크를 출시하며 이니셜 S를 덧붙인 ‘스파크 S’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라인업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을 스파크 S는 기존 엔진을 개선하고 새롭게 무단변속기를 장착해 성능과 연비를 모두 향상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울러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업그레이드된 안전장비 등으로 전반적인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글,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겉모습은 이전의 2013년형과 동일하며 S 모델의 특징이 따로 준비되진 않았다. 엠블럼만이라도 다른 것이 달렸으면 좋았을 텐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을 더 지불한 대가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 뒤 범퍼의 형상이 달라진 현행 모델의 모습은 초창기 시절과 비교하면 더욱 날카로운 이미지. 특히 안개등이나 머플러 등의 디테일이 한층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2014년형에는 ‘미스틱 스카이 블루’라는 새로운 외장 색상이 추가되었다.


실내 또한 기존과 같지만 ‘마이링크(MyLink)’ 시스템이 탑재된 7인치 디스플레이가 중앙에 큼직하게 달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쉐보레의 대표적 특징으로 자리 잡은 마이링크는 후방카메라는 물론,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내비게이션, 전화통화, 음악 및 영화감상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링크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타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다는 것. 기아 모닝의 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 옵션은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것에 반해, 스파크 S의 마이링크+후방카메라는 절반 수준인 50만원이다.

내비게이션 어플인 ‘브링고’의 가격은 1만원 남짓. 가격에 비하면 쓰임새가 훌륭하다는 평가다. 업그레이드는 무료지만 운전자가 여럿일 경우 각자의 스마트폰에 어플을 구매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될 경우에는 마이링크도 함께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


모터사이클 스타일의 계기판은 새롭게 단장되었다. 호불호가 상당히 나뉘는 아이템이지만 전보다 세련된 모습이고 시인성도 좋아진 것만은 확실하다. 그밖에도 경차지만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만스럽지 않은 앞좌석 공간을 제공하며, 뒷좌석은 6:4로 접을 수 있어 나름대로 뛰어난 실용성을 갖추고 있다.


다음은 스파크 S에서 가장 강조되는 향상된 성능을 테스트해볼 순서다. 시승 코스는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동탄을 오고가는 100km 정도의 구간. 스파크 S는 성능을 개선시킨 995cc GEN2 엔진을 탑재하고, 4단 자동변속기 대신 C-Tech 무단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75마력, 최대토크는 9.6kg.m로 일반 모델에 비해 각각 5마력, 0.2kg.m 더 높다.

성능 이외에도 GEN2 엔진은 사일런트 체인 구동방식을 채택해 내구성을 높이고 소음을 줄였다. 또한, 더블 가변 밸브 타이밍(DCVCP) 기술로 흡기와 배기 타이밍을 최적화시켜 연비도 개선되었다. 그 결과 일반 모델에 비해 0.5km/L 향상된 15.3km/L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무단변속기(CVT)의 적용은 한국지엠에게 큰 도전이기도 하다. 과거 지엠대우 시절 겪은 아픈 기억 때문. 스파크의 전신인 마티즈에 CVT를 장착했었지만 잇따른 결함 발생으로 세 차례나 리콜을 실시했다. 그에 따른 비용도 문제였지만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 이미지가 더 큰 손실이었다. 스파크 S의 CVT를 있는 그대로 부르지 않고 굳이 C-Tech라는 이름을 따로 붙인 것도 영업 현장에서 부담을 느낀 결과라고 한다.

이런 한국지엠이 다시 CVT를 들고 나온 것은 어찌 보면 새로운 변속기에 대해 그만큼 자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CVT는 일본 자트코社의 것. 자트코는 세계 최대의 CVT 생산업체로 알티마 등 닛산의 다양한 차종과 르노삼성 SM 시리즈에도 사용되고 있다.


시동키의 모습은 폴딩 타입으로 변경됐다. 사소하지만 꽤 호감을 주는 부분. 시동을 걸어보니 공회전에서는 엔진 소음이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방음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 경차의 경우 rpm이 높아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엔진 소음에 대한 방음대책이 제법 중요하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크게 와 닿는 부분은 초반 가속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정지 상태에서 치고 나가는 몸놀림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50km/h까지는 확실히 수월한 느낌. 이후에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고, 고속으로 접어들수록 어쩔 수 없이 배기량의 한계가 드러난다. CVT의 느낌은 나쁘지 않다. 반응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어느 구간이든 충격 없이 깔끔하게 작동한다.


경차의 주 무대가 도심인 점을 감안하면 초반 가속 능력 향상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고속에서는 엔진이 내지르는 고함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안정감은 괜찮은 수준. 하체의 느낌은 과거에 비해 탄탄한 편이다. 코너에서의 쏠림은 예상대로지만, 제자리를 찾을 때는 비틀거리지 않고 야무지게 자리를 잡는다. 경차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어쨌든 기대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 여기엔 ESC와 ABS를 비롯해 EBD, 트랙션 컨트롤 등 기본으로 장착된 다양한 안전장비들이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도심과 고속도로 시승을 마치고 기록한 연비는 16.4km/L. 고속도로 비중이 높았지만 일정 구간 정체가 있었고, 여러 테스트를 겸했음을 감안하면 실제 연비와 공인연비가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


스파크 S를 놓고 한국지엠의 주장대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이나 펀 투 드라이브를 논하기엔 낯간지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유용한 부분의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연비까지 향상되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더불어 다양한 안전장비의 기본 탑재도 든든한 요소. 마이링크 역시 스파크 S를 구매하는 대부분에게 선택받을 경쟁력 있는 옵션이다. 스파크 S는 LS와 LT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격은 일반 모델 동일 트림(자동변속기 기준) 대비 각각 95만원, 74만원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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