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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알면 알수록 탐난다, 미니 페이스맨

미니의 7번째 모델인 페이스맨은 세련된 감성으로 새롭게 탄생한 쿠페 스타일의 소형 크로스오버다. 도시적인 느낌이 강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춘 덕에 미니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눈독을 들일만 하다. 미니 해치백의 재미와 컨트리맨의 실용성을 겸비한 페이스맨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좀처럼 그치지 않을 비다. 비 오는 날의 시승이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페이스맨을 만나러 간다. 덩그러니 앞에 서 있는 시승차의 색상은 짙은 녹색. 고급스러운 색감과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전면은 불룩 솟은 범퍼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라디에디터 그릴이 눈에 띈다. 날렵하게 이어지는 A필러와 차체 옆면은 부드럽고 세련된 감각을 준다. 특히 지붕과 조화롭게 색을 맞춘 동글동글한 사이드미러는 경쾌함을 부각시킨다. 뒷면은 섬세하면서도 육감적이다. 단정하게 내려온 스포일러와 굴곡 있는 라인에 큼지막한 리어램프는 얼핏 보면 다소 위압적이기까지 하다. 거기에 미니 고유의 엠블럼으로 애교를 더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차다.


작은 해치백 미니보다 월등히 높아진 전고와 넓어진 전폭은 미니치곤 굉장히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실제로 키 큰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답답한 느낌을 전혀 받지 않는다. 뒷좌석은 2인승이며 센터 레일로 인해 시트가 좌우로 분리되어 독립된 공간을 확보한다.


운전하면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운전석 정면의 인테리어는 귀엽고 재미있다. 중앙에 크게 자리한 미키마우스 형상의 계기판을 비롯해 동글동글한 디자인들은 미니이기 때문에 가능한 즐거움을 준다. 다만 실용성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양 옆의 동그란 사이드미러 크기가 작아서 사각지대 시야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쿠페형이지만 SUV 답게 활용도가 높은 트렁크 용량은 330리터, 리어 시트를 젖힐 경우 1,080까지 늘어난다. 이를 적극 활용해서 연인 혹은 친구와 단둘이 짐을 가득 싣고 레저나 여행을 즐기러 다니면 안성맞춤일 것 같다.


다음은 주행성능을 확인하기에 앞서 시동을 걸며 귀를 기울여본다. 국내 판매중인 페이스맨에는 가솔린 엔진 모델이 없다. 혹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수 있으나 가솔린 모델이라 해도 정숙성을 중요시하는 브랜드는 아니기 때문에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 또한 무난하게 받아들일만한 수준이다. 페이스맨의 심장은 2.0리터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1.1kg.m를 발휘한다. 덩치를 감안하면 차고 넘치는 힘이다.


디젤 엔진이지만 즉답식으로 당차게 뻗어나가는 감각은 다분히 미니스럽다. 가속 시 재빠르면서도 물 흐르듯 유연하게 달리며 안정적인 승차감이 돋보인다. 노면 정보가 여과 없이 전해지는 단단함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나 불안한 거동은 거의 없는 편. 고속에서도 차급을 뛰어넘는 탄탄한 안정감이 돋보이고, 급격한 브레이킹을 시도하면 의외로 부드럽고 빠르게 멈춰 서서 긴장감보단 편안함을 전해주기도 한다.


자유로를 달리는 중에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빗길에서도 미끄럽다거나 불안한 요소 없이 자꾸만 가속페달을 밟게 된다. 차체 전반적으로 묵직한 안정감이 느껴지기 때문. 스티어링 감각은 가볍지 않고 날카로움이 살아있다. 어떤 코너를 만나도 자연스럽게 돌아나가며 의도한대로 제자리를 찾아간다. 미니의 사륜구동 시스템 ALL4도 뛰어난 안정감과 코너링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차들이 없는 자유로 한복판에서 스포트 모드로 바꿔본다. 미세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더니 금세 다른 얼굴로 돌변한다. 더 힘차게 뻗어나가는 가속력과 둔탁하지 않은 괴성은 귀엽기까지 하다. 터프한 감각에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익살스러움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어느새 운전하는 자체가 마냥 재미있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시계도 안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어진다.


페이스맨은 미니 마니아들을 위한 차가 아니다. 누구나 우연히 접하게 된다 하더라도 다양한 즐거움을 단시간에 느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차다. 그리고 타면 탈수록 그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형 SUV지만 쿠페의 스타일과 최고의 운전재미를 지닌 제대로 된 어른의 장난감. 다채로워진 미니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모델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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