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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NBA 스테판 커리처럼, AMG A45 4매틱


미국 프로농구 NBA 골든 스테이트 팀에는 수비하기 까다로운 굉장한 선수가 있다. 그는 바로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가진 스테판 커리. 커리는 르브론 제임스처럼 파워풀한 덩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선수가 아닌,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날카로운 돌파와 사정거리가 긴 정확한 3점슛으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다.

글 / 김태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그런 NBA 스타 스테판 커리와 묘하게 닮은 자동차를 만났다. 바로 메르세데스의 AMG A45 4매틱. 겉모습은 스테판 커리의 왜소한 체구를 연상시키듯 컴팩트한 해치백의 모습에 전면 AMG 범퍼와 후면의 디퓨져, 스포일러 등을 장착해 날렵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더했다. A45 AMG는 작은 차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얕잡아볼 만한 크기지만, 범상치 않은 디테일과 AMG 엠블럼을 발견한다면 어마어마한 성능을 짐작하게 될 것이다.


AMG A45 4매틱은 차체 크기만큼 작은 엔진룸에 맞게 배기량 2.0리터 엔진을 장착했다. 작은 엔진에서 고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이 생길 법도 하지만, 엔진 커버에 새겨진 AMG 엔지니어의 사인을 보는 순간 의심은 사라진다. 트윈스크롤 터보차저가 더해진 이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48.4Kg.m를 뿜어낸다.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2.0리터 핫 해치 모델인 골프 R이나 미니 JCW보다 90~150마력이나 더 높은 수치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운전석 도어손잡이를 당겼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 스마트키 방식이 아니기 때문. 명색이 AMG 모델인지라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AMG의 배기음을 빨리 듣고 싶은 마음에 이정도의 불편함은 접어둔다. 그러나 실내에서 또 다른 불편함과 마주했다. 시동버튼은 없고 키를 꽂아 돌리는 소켓만 보인다. 경차에도 버튼시동장치가 달리는 시대에 6천만원 상당의 AMG 모델에 그런 기능이 없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긴 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한 배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본다.


실내는 평범한 A클래스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 알칸트라가 섞인 가죽시트와 D컷 스티어링 휠, 붉은색 안전벨트 등이 스포티한 느낌을 선사하며, 카본으로 조합된 센터페시아와 아담한 기어노브가 고성능을 암시하는 듯하다. 고급스러움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일 수 있으나 고성능 컴팩트카로 이정도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우여곡절 끝에 키를 ON으로 돌리면 예상대로 배기음이 귓가를 때린다. 2.0리터 엔진의 한계일까, 기대했던 우렁찬 음색은 아니지만 질주본능을 일깨우기에는 충분하다. 주행 모드 컴포트 상태에서는 배기음이 조용한 편이고 가속페달의 반응도 한 박자 이상 둔감하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날카로운 배기음과 함께 전반적인 반응이 빨라져 운전재미도 배가되지만, 정차 시 강해지는 진동과 떨어지는 연비도 덤으로 안겨준다.


배기음을 더 크게 듣기 위해 가속페달을 짓누르면 온몸의 털이 쭈뼛 서며 시트에 몸이 파묻힌다. 0-100km/h 가속시간 4.2초라는 수치만큼, 체감상으로도 초반 가속능력은 상당히 빠르게 느껴진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때면 뒤에서 빵빵 터지는 배기음이 긴장감을 높이고, 악마의 속삭임처럼 오른발을 부추긴다. 걸출한 가속 성능에 어울리는 4P 브레이크의 제동력은 여유롭게 벌린 차간거리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탁월하다.


AMG A45 4매틱은 단순 직진능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네 바퀴 굴림의 특성을 잘 살려내 코너에서도 걸출한 능력을 발휘한다. 가변식 토크 시스템이 적용된 사륜구동 4매틱은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민첩한 조향과 안정적인 주행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은 차체의 한계 때문인지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다소 부족하다.


농구에서 각 포지션별로 팬들이 기대하는 능력은 다르다. 파워포워드인 르브론 제임스와 슈팅가드 스테판 커리의 플레이를 비교한다는 것은 차체 크기와 배기량이 다른 자동차를 비교하는 것처럼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AMG A45 4매틱은 분명 작은 차체와 다운사이징 엔진의 한계를 드러내지만, 현존하는 핫 해치 중 최고로 강력한 모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일상적인 주행과 서킷 주행을 모두 만족시키는 작고 강력하며 희열이 느껴지는 고성능 컴팩트카를 찾고 있었다면, 질주본능을 한껏 자극하는 AMG A45 4매틱이 정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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