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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칼럼, 디자인 돌풍을 일으키는 방법


이안 칼럼의 손끝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재규어 모델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던 재규어를 트렌드세터로 바꿔놓았다. 이 변화의 중심에 선 이안 칼럼, 그의 무엇이 이를 가능케 했을까. ‘2016 재규어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을 위해 방한한 이안 칼럼이 그의 디자인 철학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 들려주는 거장 이안칼럼의 한마디 한마디를 담아봤다.


이안 칼럼의 디자인 철학

디자인은 혼돈 속에서 질서를 낸다. 혼돈은 창의력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다. 디자인은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즐거움 없이 탄생한 디자인은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더불어 모든 디자인은 명확한 의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말하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 느껴져야 한다. 나는 이 원칙 아래 재규어의 스타일을 만들어 왔다.

사진, 그림으로 아이디어를 구상할 땐 쉽지만 실질적인 작업으로 들어가면 복잡하고 어렵다. 마케팅, 법규, 제조, 비용, 안전성, 공간 등의 현실적 여건과 부딪히는 시점이 온다. 비용 문제를 다룰 때 나는 회계사에게 항상 얘기한다. “숫자는 중요한 게 아니다. 왜냐하면 정말 중요한 것은 셀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재규어는 아름다움, 단순함 그리고 퍼포먼스를 추구한다. 재규어 모델들 각각의 디자인은 다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라인과 비율이 아름답다는 것. 이에 더해, 순수한 표면을 지니고 있는데, 무엇인가 굉장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단순히 과거를 카피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철학을 이해한 결과다.


할아버지에서 트렌드 세터로

18년 전 나는 재규어에 합류했다. 그때만 해도 재규어는 이전에 만들던 차를 그대로 만들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차였지만, 현대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다. 당시에 XJ는 가장 앞선 알루미늄 차체를 기용한 모델이었다. 그러나 구식 디자인을 채용했기 때문에 첨단 기술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어렸을 적부터 생각했던 재규어만의 가치들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차 브랜드가 된 재규어를 현대인과 여성들이 좋아하는 차 브랜드로 탈바꿈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며칠간 동일한 말을 많이 들었다. ‘최근 들어서 재규어의 변화는 실로 놀랍다’라고. 그러나 이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난 게 아니다. 15년이 걸렸다. 15년간 연구하고 고민한 성과가 지금 드러난 것뿐이다. 인내의 결과다.

헤리티지를 흡수하되 자신만의 디자인을 보여야 한다. 재규어는 유선형에 흐르는 듯한 라인, 익사이팅한 비율을 자랑한다. 모델마다 다른 디자인이지만, 가치와 철학은 항상 유지하고 있다.


강연을 마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안 칼럼은 질문 하나하나에 진중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답했다. 그가 재규어의 미래 디자인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인 만큼, 재규어의 미래와 그의 디자인 세계,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Q. I-페이스 컨셉트가 많은 화제를 몰고 있다. 재규어의 차기 전기차에도 I-페이스 컨셉트 식의 디자인이 적용되는지?

I-페이스 컨셉트에는 캡 부분이 앞단으로 당겨져 있는 캡포워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캡포워드 디자인과 재규어의 패밀리룩은 앞으로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Q. 자동차를 디자인 할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지?

건축, 제품, 패션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부분에서 영감을 얻는다. 때론 디테일을 보면서 “너무 아름답다. 내가 이걸 먼저 할 걸”이란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때 받았던 느낌과 분위기를 적용하는데, 그러면 원천과는 굉장히 다른 모습의 디자인으로 발현된다.


Q. 자율 주행차에 대해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자율주행 모델에 대해선 늘 준비하고 연구하고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가기까지 진행 단계를 3단계로 본다. 1단계는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단계로 현재 어느 정도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2단계는 자율주행이 이뤄지긴 하지만 선택사항이 되는 단계다. 운전을 할 때와 다른 일을 해야 할 때를 구분해서 사용 가능한, 스위치처럼 온·오프 기능이 있는 자율주행이 되지 않을까.
3단계는 무인자율주행이다. 운전을 안 한다니, 개인적으론 조금 슬퍼진다. 무인자율주행이 시행되면 이제 자동차는 이동식 공간의 개념이 될 것이다.

Q. 차를 디자인할 때, 공학적인 부분을 어느 선까지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하는지?

완전히 다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디자인을 출시하면 항상 어느 선까지 타협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온다. 그럼 나는 “타협한 게 아니라 판단을 내렸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판단을 내릴 때 최우선순위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 싸울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디자이너의 일이다.

박신원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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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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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w2*** 2017-09-19 21:11 | 신고
와.. 위에 재규어는 정말 멋있네요.
남녀 누가 타도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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