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의 중형 SUV 카이런이 고객의 소리를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한결 잘 다듬어진 앞 뒤 모습은 디자인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충분하고, 151마력을 발휘하는 2.0 디젤 엔진은 넉넉한 토크와 실용성이 돋보인다. 운전석 주변 인테리어 디자인은 여전히 논란 거리이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 진데다 2, 3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점은 최고의 매력 포인트다. 그리고 무엇보다 쌍용이 가진 최고의 장기인 파트타임 4WD 시스템은 도심형 SUV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멋진 험로 주파능력을 자랑한다.
글 /
박기돈 (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사진 / 박기돈,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쌍용은 오랫동안 무쏘와 코란도 형제를 내세워 국내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가 럭셔리 SUV 렉스턴을 선보이면서 3가지 모델로 그 아성을 더욱 확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멋진 디자인과 탄탄한 실력으로 오랫동안 인기 SUV로 군림했던 무쏘의 뒤를 이어 등장한 카이런은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가졌음에도 그 실력을 채 인정 받기도 전에 못 생긴 외모로 심한 부침을 겪어야만 했다. 물론 고객들도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른 것처럼 카이런의 외모를 사랑스러워 한 고객들도 많이 있기는 했지만 논란의 대상이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국내 SUV 시장에는 멋진 디자인의 싼타페와 소형 SUV의 매력을 한 껏 발산하는 투싼과 스포티지 등의 중소형 도심형 SUV들이 등장하면서 정통 오프로더보다는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SUV들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결국 속을 끓이던 쌍용이 일찌감치 메스를 들었다. 2005년 6월에 등장한 카이런이 불과 2년이 되기도 전에 대대적인 성형 수술을 받고 지난 2007 서울 모터쇼를 통해서 화려하게 컴백한 것이다.
아픔 딛고 돌아온 성형미인
이제 뉴카이런은 당장 외모로 어필해야만 한다. 우선 외모에서 그 동안 잃었던 인기를 만회해야만 그 후에서야 고객들에게 카이런이 가진 진정한 실력을 선보일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첫 인상에서 성형 수술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보인다. 카이런이 처음 등장할 때 지금의 모습이었다면 어땠을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처음 카이런에 비해서는 준수한 외모를 갖추었다. 논란이 많았던 앞 모습에서의 가로 핀들과 뒷 모습에서의 청바지 뒷 주머니는 완전히 배재했다. 그리고 다시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미지를 살짝 더하면서 렉스톤 분위기도 조금 풍긴다. 자연스럽게 패밀리룩을 추구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옆모습에서는 특별히 손 본 곳이 없어 여전히 강렬한 케릭터 라인이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뒷모습에서는 차체 라인으로부터 이어지는 새로운 리어 램프를 비롯해 리어 윈도우를 키우고 새로운 모습의 리어 스포일러도 달았다. 시승차에는 옵션인 5 스포크 18인치 알루미늄 휠이 장착되어 있는데, 휠 디자인도 메르세데스-벤츠의 초대 SLK의 것을 닮았다.
뉴 카이런은 전장이 50mm, 전폭이 10mm 늘어 났지만 실 내외에서 다른 크기의 변화는 없다.
인테리어는 크게 바뀐 부분이 없이 부분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졌다. 기어 레버 주변을 원으로 감싼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버튼들이 모여 있는 서클 통합 스위치까지 여전히 원을 주제로 하고 있다. 반면 센터페시아의 비스듬한 직선 라인과는 여전히 조화를 거부하는 점도 그대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렉스턴 II와 같은 스티어링 휠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참 많은 버튼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디자인은 유니크하지만 나열시키는 컨셉은 포르쉐 카이엔과 유사하다. 또한 버튼들의 가장 위쪽에는 팁트로닉 버튼까지 마련되어 있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 왼쪽 버튼을 누르면 ‘-’다. 이것도 렉스턴 II에서 적용된 기능이다. 팁트로닉 버튼을 다는 김에 포르쉐처럼 버튼 하나에 상하로 시프트업과 다운이 모두 되는 방식이라면 더 좋겠다. 이 부분은 어쩌면 특허와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뉴 카이런에 다양한 첨단 장비들이 많이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스티어링 휠에 텔레스코픽 기능이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올바른 운전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운전에서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인데, 텔레스코픽 기능은 올바른 운전자세를 갖추는데 아주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계기판 조명을 오렌지색으로 바꾸고, 센터페시아 상단에 메탈 그레인을 적용했으며 또한 핸드폰 충전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카이런에는 세계 최초로 장착된 독특한 기능이 몇 있다. 크게 관심을 끄는 중요한 장비는 아니지만 어쨌든 세계 최초임에는 틀림없는 것들이다. 하나는 기어 레버 좌측면에 달린 시프트 패들(?) 버튼이다. 수동모드에서 변속하기 위해 기어 레버를 상하로 움직이거나 혹은 다임러 크라이슬러 그룹에서 사용하는 변속기처럼 레버를 좌우로 움직여서 기어를 변속하게 되는데, 카이런은 조그만 버튼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움직이기만 하면 변속이 이루어진다. 렉스턴 II에서부터 적용된 기능이다.
또 하나는 스티어링 칼럼 좌측에 위치한 조명 조절 레버의 끝 부분에 있는 원터치 비상등 버튼이다. 이 버튼을 한 번 눌러 주면 자동으로 비상등을 3번 깜박인 후 꺼진다. 독일 차들의 원터치 방향 지시등을 응용한 기능인데, 추월을 한 후나 예의상 비상등을 깜박여 줄 때는 이 버튼을 그냥 한 번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카이런의 오디오는 비교적 훌륭하다. DVD를 재생할 수 있는 만큼 영화관과 같은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특히 매력적이다. 뉴 카이런에는 액티언에 적용되었던 3채널 AUX 단자가 센테 페시아 하단에 마련되었다. MP3 등 오디오기기는 물론이고 휴대용 영상장치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모니터를 통해서는 테일 게이트에 장착된 후방 카메라를 통해서 후진 시 후방의 상황을 보여 준다. 진행 라인을 확인할 수 있는 흰색 가이드 라인이 마련되어 있지만 스티어링 각도에 따라서 라인도 같이 휘어지는 타입은 아니다.
뉴 카이런이 여전히 돋보이는 부분은 완벽하게 폴딩되는 2열과 3열 시트다. 우선 2열 시트 어깨 뒷 부분에 있는 레버를 당기고 앞으로 접으면 방석 부분이 약간 내려가면서 그대로 접혀 화물칸과 평평한 바닥을 형성한다. 6:4로 나위어서 접히는 시트 두개를 모두 접으면 화물칸은 완전히 평평하면서 반듯한 직사각형 공간을 이룬다. 많은 SUV들의 폴딩이 두 세단계로 이루어지거나 바닥이 약간 평평하지 않거나 혹은 벽면이 반듯하지 않은 등 약간 씩의 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카이런의 화물칸은 작동과 공간이 모두 완벽하다. 키가 180cm 인 기자가 누웠을 때 1열 등받이에서 뒷 문까지 닿는다. 1열 시트를 약간만 앞으로 당기면 오터 캠핑시에 전혀 불편함 없이 취침도 가능하겠다.
2열 시트에도 열선이 적용된 점과 등받이 각도 조절이 다양하게 이루어 지는 점은 또다른 장점이다. 3열 시트는 화물칸 바닥에 수납되는 방식 그대로다. 시트를 펼치면 뒤를 바라보는 간이 좌석 2개가 만들어지는데 활용도는 거의 없을 듯하다.
실용적이면서 여유 있는 151마력 2.0 디젤 엔진
뉴 카이런에는 이전과 같이 직렬 5기통 2.7리터 XDi270 엔진과 4기통 2리터 XDi200 XVT 엔진이 장착된다. XDi270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 ML270 모델에 장착되었던 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최고출력 176마력/4,000rpm과 최대토크 35.7kg.m/2,000~3,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주행에서 경쾌한 순발력과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었다.
XDi200 XVT 엔진은 액티언의 등장과 함께 얹히기 시작한 엔진으로 최고출력 151마력/4,000rpm과 최대토크 33.7kg.m/2,000~2,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승차는 이 XDi200 XVT 엔진이 장착된 LV5 모델이다.
엑티언과 엑티언 스포츠를 통해서 경험한 바 있는 이 엔진은 2리터 엔진이면서도 비교적 넉넉한 파워를 발휘했었다. 시동을 걸면 실내에서는 소음과 진동에서 디젤 엔진들의 평균 이상의 정숙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기어 레버에는 비교적 많은 진동이 전달된다. 기어 레버는 주행 조건에 따라 약간이 추가 진동도 전해져 개선이 필요할 듯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젤 엔진 차량이 그렇듯이 뉴 카이런도 정속 주행에서는 거의 진동과 소음을 찾아 볼 수 없다. 고 회전으로 올라가더라도 정숙성은 탁월하다.
뉴 카이런에서 두드러지는 장점은 저회전에서부터 얻을 수 있는 두터운 토크감과 빠른 응답성이다. 2리터 엔진임을 잊어 버리게 만들 정도로 초기 순발력은 뛰어나다. 배기량이 더 높고 수치상 더 높은 출력을 이야기하는 타 모델에 비해서 뉴 카이런의 초기 순발력이 더욱 시원시원하다. 이러한 특징은 렉스턴에 XDi270 엔진이 장착되면서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점이다. 그전까지는 무쏘와 렉스턴 모두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무거운 출발이 특징이었는데, 렉스턴 RX5 이후 등장한 로디우스와 카이런, 엑티언 모두 경쾌한 순발력을 갖추었었다.
변속기는 메르데세스-벤츠에서 가져온 E-트로닉 자동 5단이 장착되었다. 렉스턴 II와 같이 기어 레버 왼쪽에 달린 작은 버튼이나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도 변속할 수 있다.
100km/h로 정속주행할 때 회전수는 2,000을 조금 넘으며, 변속은 4,000을 살짝 넘으면서 이루어진다. 각 단에서의 변속은 40, 65, 115, 15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지며, 긴 거리를 계속 달리면 3,500rpm에서 180km/h에 이르고 더 이상은 속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초기 가속은 경쾌한 편이고 중반 가속은 무난한 편이다. 어차피 퍼포먼스를 위한 파워 트레인이 아닌 만큼 일상 적인 주행에서 크게 부족함이 없을 뿐더러 동급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는 약간 앞서는 수준이다.
기어 레버를 좌로 밀면 수동 모드가 되는데, 이때는 스티어링 휠의 변속 버튼이나 기어 레버 왼쪽의 작은 버튼으로 변속이 가능하다. 그런데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스티어링 휠의 버튼은 시프트 업과 다운이 좌우로 나뉘어 있어서 편의성과 안정성에서 다소 부족하다. 기어 레버 옆의 버튼은 조이 스틱을 움직이는 힘보다 더 적은 힘으로 변속이 가능해 처음엔 변속이 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금방 익숙해 지면 눈도 깜짝하지 않은채 변속을 할 수 있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서 주행하려면 오른손을 계속 기어 레버위에 올려 놓고 주행하는 상태가 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기어 레버를 상하로 움직이는 경우, 오른손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다가 변속할 타이밍에 손을 옮겨서 레버를 밀거나 당기고는 다시 스티어링 휠로 손을 옮긴다. 하지만 이 버튼 방식은 기어 레버를 감싸고 있는 상태가 준비상태가 되면서 오른손이 레버위에 계속 머물게 되는 경향이 있다.
서스펜션은 앞은 더블 위시본, 뒤는 5링크 타입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적당히 노면의 정보도 제공한다. 미국형과 유럽형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볼 수 있겠다. 안락함에서 크게 부족하지 않으면서 출렁거리는 수준도 아니어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만족감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고속 주행에서는 비교적 롤이 크다.
활용도 높은 파트타임 4WD
카이런의 또 다른 장점중의 하나는 파트타임 4WD 시스템이다. 물론 풀타임 4WD인 AWD도 있긴 하지만 카이런이 달리기를 강조한 모델이 아닌 만큼 실용면에서는 파트타임 4WD가 훨씬 유용하다는 판단이다. 평소 온로드나 왠만한 비 포장 도로에서는 2H 모드로 주행하고, 심한 눈길이나 빗길등을 달릴 땐 4H, 그리고 완전히 오프로드를 주행할 땐 4L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고속으로 주행하다 갑자기 빗길이나 눈길을 만난다거나, 눈길 등을 고속으로 다이나믹하게 달려야 할 때는 당연히 전자식 4WD를 따라 갈 수 없지만 카이런 정도의 차급에서는 오히려 파트타임 4WD가 훨씬 유용하다.
4L에서는 2WD SUV는 물론, 4WD SUV들 중에서도 왠만한 도심형 SUV로는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마찰력이 낮은 노면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뉴 카이런도 4L 모드에서는 도심형 SUV로는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부드러운 모래밭 주행을 너무도 쉽게 해 냈다. 물론 등판 능력도 평균이상이다.
이와 같은 파트타임 4WD는 옛날 SUV 들의 유산이며, 최신 SUV들은 전자식 4WD를 채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 질 수도 있지만, 그 용도가 분명히 다른 만큼 필요에 따라서는 이와 같은 구식(?)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할 때도 있다는 점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카이런에서 전자식 4WD 시스템의 뛰어난 순발력에 뒤지는 부분은 ESP가 상당 부분 커버해 줄 수 있다.
카이런은 상당히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차다. 초기 데뷔 시에도 기능적인 면에서는 우수했지만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되었고, 가격 또한 높은 편이어서 실제 상품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었다. 또한 국내 중 소형 SUV들이 2천 cc 전후의 배기량이 주를 이루는데 초기 카이런은 2.7 엔진만 장착하고 있었던 점도 약점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뉴 카이런은 그런 단점들의 상당한 부분을 개선했다.
특별히 예쁘달 것은 없어도 새롭게 바뀐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얻을 만하다. 2리터의 배기량으로 가뿐하게 내달리는 초기 순발력 또한 분명한 매력이다. 실내 디자인은 여전히 논란이 있겠지만 2열과 3열 시트의 다양하고 손쉬운 변환과 활용성은 뉴 카이런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거기다 파트 타임 4WD를 선택한다면 가끔은 남들이 가지 못하는 길도 갈 수 있다는 뿌듯함 또한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ESP를 비롯한 다양한 안전 편의 장비가 가득한 점도 경쟁력이다.
쌍용 뉴 카이런 2.0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10×1,890×1,765(2WD 1,750) mm
휠 베이스 : 2,740mm
트레드 (앞/뒤) : 1,570/1,570 mm
공차 중량 : 1,985 (2WD 1,875)kg
승차 정원 : 7명
실내 (장×폭×고) : 2,745×1,525×1,230 mm
엔진
형식 : 4기통 VGT
배기량 : 1,998cc
최고출력 : 151마력/4,000rpm,
최대토크 : 33.7kg.m/2,000~2,500rpm
구동방식 : 후륜구동 (파트타임 4WD)
트랜스미션
형식 : E-tronic 자동 5단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5링크 코일 스프링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드럼(ABS/ESP선택시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성능
0-100km/h : -초
최고속도 : -km/h
타이어 : 225/75R16, 235/75R16, 255/60R18
연비 : 11.1(2WD 11.6)km/ℓ
연료탱크 용량 : 75리터
차량가격
2.0 : 1,988만원~ 2,631만원
2.7 : 2,537만원~ 3,483만원 (VAT포함)
추가정보를 입력해주세요!
서비스(이벤트, 소유차량 인증 등) 이용을 위해, 카이즈유 ID가입이 필요합니다.
카이즈유 ID가 있으신가요?
카이즈유 ID를 로그인 해 주세요.
SNS계정과 연결되어,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