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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무한경쟁의 신호탄, 르노삼성 QM6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독과점 양상으로, 라이벌이라는 명칭을 붙일만한 다른 제조사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이상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형 세단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쏘나타가 SM6 출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르노삼성은 중형 SUV인 QM6를 추가로 선보이며 뚜렷한 경쟁자가 없던 싼타페와 쏘렌토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글 / 김태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QM6는 지난 6월 부산모터쇼를 통해 대중에 첫 공개되며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QM6 는 르노·닛산 공용 플랫폼이 적용된 QM5의 완전변경 후속 모델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가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디자인을 비롯해 부품 및 차량 개발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했으며, 내수 모델은 물론 중국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80여개국의 수출 모델도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외관 디자인은 르노의 패밀리룩을 따르다보니 SM6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QM6 차체 크기에 맞게 전면 그릴이 더 넓고, 리어램프 또한 가로로 더 길다. 여기에 근육질의 넓은 보닛, 곳곳의 화려한 크롬장식과 입체적인 모습 등으로 인해 제원상 숫자들보다 차체가 더 크고 우람해 보인다.


실내 역시 SM6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주행 보조 기능, 차량 시스템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S-링크’는 세로로 배치되어 타블렛 PC와 같은 넓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패밀리카를 고를 때 2열의 편의사항을 눈여겨보곤 한다. QM6 2열 시트의 무릎 공간은 28.9cm로 제법 넉넉하지만, 등받이가 너무 꼿꼿하게 서있을 뿐만 아니라 각도를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장거리 운행이 잦을 경우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뒷 범퍼 하단의 센서가 발동작을 인식해 테일게이트가 열리는 매직 테일게이트 기능은 실용적인 측면에서 매력적인 편의장비다.


시동이 걸려있는 QM6는 가까이 다가서도 디젤 엔진이 무색해질 만큼 조용하다. 실내에서도 아이들링 상태에서 소음 유입이 적다. 이 차의 파워트레인은 1.5리터 디젤 엔진을 적용한 SM6 디젤과 달리 2.0리터 디젤 엔진에 자트코사의 CVT 변속기를 적용했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7kg·m를 발휘한다.


르노·닛산에서 처음 선보이는 2.0 dCi 엔진에는 반전이 숨어있다. 아이들링 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수줍은 소녀처럼 조용하던 엔진 소음이 시속 110km 정도를 넘어가면 락패스티벌 현장에서 함성을 지르는 소녀처럼 시끄러워진다. 엔진 소음뿐만 아니라 풍절음도 상당하다. 하지만 락패스티벌의 뜨거운 열기처럼 속도를 높여도 꾸준하고 일정하게 밀어주는 힘은 일품이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 또한 예상치를 훌쩍 넘어설 만큼 뛰어나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땀이 날정도로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다른 국산 SUV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감각.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사륜구동 시스템과 낮은 무게중심, 탄탄한 하체, 정확하고 직관적인 스티어링 감각, 흠잡을 곳 없는 제동력 등이 어우러져 고속주행과 굽이진 코너 등 다양한 구간에서 신뢰감 넘치는 드라이빙을 가능케 한다. 시승 전부터 가장 염려됐던 CVT 변속기 특유의 이질감도 느낄 수 없었으며, 오히려 변속충격 없는 부드러운 주행에 매료당할 정도였다.


경쟁자가 없는 독과점 시장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뚜렷한 경쟁 상대가 있어야만 서로 비교당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소비자들도 혜택을 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르노삼성 QM6의 출시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부 차종의 독과점 양상으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던 국산 중형 SUV 시장을 무한경쟁 체제로 이끌어갈 QM6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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