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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미래를 맞이하는 방법, BMW i8



미래는 항상 막연하고 걱정스런 존재다. 변화의 흐름에 잘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자동차 배출가스가 지목된 이후 각 제조사들은 갈수록 엄격해지는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 다운사이징 엔진을 적용하거나 하이브리드, 전기 등의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선보이고 있다. 차량 후면에 달린 숫자 레터링은 이제 더 이상 엔진 배기량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주 먼 미래가 아닌 불과 수년 안에 고배기량 8기통 엔진, 아니 평범한 6기통 엔진도 자취를 감춰버릴 수 있는 상황이다. 그것은 고성능 내연기관 엔진이 뿜어내는 파워풀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어떤 브랜드보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BMW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BMW의 해답은 i8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i8의 생김새는 슈퍼카처럼 납작한 모습에 사이버포뮬러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뽐낸다. 실제로 영화 미션임파서블에 i8 컨셉트카가 등장한 이후 거의 같은 모습으로 양산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섀시는 카본 파이퍼와 알루미늄 등의 경량 소재를 사용해 강성을 높이면서도 1,485kg의 가벼운 공차중량을 실현했다.



낮은 차체는 승차 시 몸을 잔뜩 구겨 넣게 만들고, 하차 시에는 높은 사이트스텝에 발이 걸리기 십상이다.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시저 도어는 주변의 모든 시선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승하차시 몸가짐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실내 디자인에는 과감한 곡선들이 사용됐지만 전형적인 BMW의 분위기를 풍긴다. 정보를 나타내는 모든 시스템은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됐다. 카본과 가죽의 조합은 치밀하며,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영화에서나 보던 첨단 자동차에 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착좌감과 안락함이 상당하고, 뒷좌석은 가방이나 짐을 놓는 용도로 유용하다.



겉모습만 봐선 대배기량 엔진을 장착한 슈퍼카의 향기가 풍기지만, 뜻밖에도 i8은 미니 쿠퍼에 장착되는 1.5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을 품고 있다. 차체 뒤쪽에 자리한 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힘을 후륜에 전달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차체 전면 안쪽에는 전기모터가 위치해 있는데,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힘을 전륜에 전달한다. 결론적으로 i8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쳐 362마력의 고출력을 발휘한다. 두 개의 동력원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균형이 깨질 법도 하지만, BMW는 두 동력원을 제어하는 정교한 프로그램으로 완벽한 주행을 가능케 만들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시동을 걸어도 엔진음은 들리지 않고 적막함이 유지된다. 저속주행에서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시종일관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지르밟으면 엔진이 깨어나는 소리가 실내로 유입되기 시작한다.


슈퍼카처럼 우렁찬 소리는 아니지만 3기통 배기음치곤 그리 나쁘지 않은 음색도 귀를 간지럽힌다. 게다가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이 스피커를 통해 가상의 배기음을 한층 더 풍성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재미는 배가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소리가 극대화되어 슈퍼카 부럽지 않은 스포티한 감성도 즐길 수 있다.



고속주행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륜구동이 된다. 여기에 낮은 차체와 무게중심이 더해져 도로에 딱 달라붙어 달리는 든든한 안정감을 전달한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지만 불쾌한 충격을 잘 걸러주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적은 편이다.



i8은 0-100km/h 가속시간이 4.4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출발하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튀어나간다. 뛰어난 가속성능뿐만 아니라 굽이진 길에서도 i8은 진가를 발휘한다.


코너에서는 단단한 하체와 날카로운 스티어링 감각을 바탕으로 철로를 달리는 기차처럼 오차 없이 내달린다. 연비를 위해 폭이 좁은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신나는 주행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주행을 거듭할수록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며, 어느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린다.



BMW는 줄곧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해왔다. i8은 BMW가 미래를 맞이하는 방법이자 명쾌한 해답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전기모터를 장착해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며, BMW 특유의 날카로운 코너링과 운전재미는 그대로다. 머지않아 대배기량 엔진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i8과 같은 자동차가 계속해서 등장한다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도 눈 녹듯 사라질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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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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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 2017-09-20 14:28 | 신고
디자인이 정말 미래에서 온듯한 느낌도 나고 너무 멋있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사륜구동.. 거기다 제로백이 4.4초??
성능도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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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i**** 2017-09-20 12:56 | 신고
차를 좋아하는 남자들의 드림카 중 하나 BMW i8!!! 언제 봐도 참 멋진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승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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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w2*** 2017-09-12 13:51 | 신고
가장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성능까지.
미래에는 누구나 저런 차량을 탈 수 있겠죠..?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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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g***** 2017-09-04 17:38 | 신고
크으~
멋있다진자
저도 시승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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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s**** 2017-09-01 18:50 | 신고
남자들의 슈퍼카죠 하... 보고만 있어도 두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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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1* 2017-08-09 17:20 | 신고
나도 한번 타보고 싶다. 기자님들 탈때 쫌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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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ya* 2017-08-01 20:47 | 신고
아이팔 시승기가 있다니 궁금했는데 잘봤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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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yn** 2017-07-28 23:35 | 신고
정말 끝내주는 디자인이네요! 운전할 맛이 제대로 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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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 2017-07-28 23:16 | 신고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적다니 저도 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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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 2017-07-28 21:44 | 신고
저의 꿈의 차네요.. 너무 가지고 싶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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