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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가 말하는 성공이란?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서 배우 매튜 맥커너히가 연기한 주인공 마이클 할러는 형편이 변변치 못해도 운전기사가 딸린 링컨 타운카를 타는 변호사다. 그는 링컨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사회적 계급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돈 많은 의뢰인을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미국에서 캐딜락과 함께 링컨은 자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를 가진 이들이 탄다는 인식이 강하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연간 7만대 이상 팔리는 한국에서도 사회적 성공을 상징하는 국산차가 있다. 바로 현대 그랜저다.



6세대 그랜저 IG 부분변경 모델은 이전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 당시보다 더 많은 역대 최다 사전계약대수를 기록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지만,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감행한 ‘신차급 부분변경’ 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대를 앞서가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함께 대폭 향상된 상품성으로 변화된 고객들의 요구와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었다”며 혁신적인 디자인과 상품성을 그랜저의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일명 ‘삼각떼’로 불리며 디자인 논란에 휩싸였던 6세대 아반떼 AD 부분변경 모델과는 또 다른 콘셉트로 만들어진 그랜저의 새로운 전면부는 마름모 형태의 보석 같은 패턴을 사용해 헤드램프와 그릴의 경계를 허물어 완성된 ‘파라메트릭 쥬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 디자인은 중세시대 갑옷 같은...”


인테리어 전문지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그랜저의 새로운 외관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다.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는 그를 보며 내 눈에만 난해하게 보이지 않았음에 안도감을 느꼈다.



반면 호텔 라운지의 편안함이 떠오르는 실내에 대해서는 호평 일색이다.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Seamless’ 형태로 연결됐고,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와 전자식 변속 버튼은 어디 가서 새 차 샀다고 자랑하기 좋을 정도로 신선하다. 드넓은 뒷좌석의 안락함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동급 최고수준이다.



디자인과 공간, 편의사양을 떠나 그랜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타인의 시선과 이미지다. 1986년 첫 출시 이후 그랜저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을 상징하는 자동차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았다.


“그랜저 사야지”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등장하는 그랜저의 최신 광고는 그러한 상징적 의미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듀스의 노래와 CD 플레이어 등의 레트로 감성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그랜저는 개인의 취향을 떠나 사회적 성공을 의미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현대차의 자신감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에 따르면 개인의 취향은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문화적 양식이 외부로 발현돼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취향은 한 개인이 살아온 삶의 방식으로, 이는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본능적 선택으로서 취향은 개인의 자유의지로 형성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개인이 살아가는 방식이 일정한 형태로 굳어지기에 앞서 그가 속한 사회로부터 제한된 선택권을 부여받는다. 경제, 문화, 사회 자본에 따라 그 선택권은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취향의 차이는 곧 계급의 차이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2020 성공에 관하여’라는 그랜저 광고는 보다 높은 계층의 문화를 향유하고 싶은 욕구, 그리고 대중적 취향과 구분되는 특별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동경의 대상으로 형상화됐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고급진’ 취향을 가지고 ‘우월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는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린 남성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그랜저는 현대차의 주력 차종으로 신차효과까지 더해져 또 다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다.


게다가 최근 지속된 SUV의 강세 속에서 그랜저는 세단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줄 수 있는 차종으로 세단의 반등을 이끌어나갈 주역이나 다름없다. 또한, 일명 ‘각 그랜저’로 불린 1세대 모델부터 시작된 그랜저의 이미지는 분명 쉽게 희석되지 않을 것이다.




‘가끔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되돌아가야 한다’


매튜 맥커너히가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출연을 계기로 진행한 링컨의 광고 카피다. 아마도 되돌아간다는 의미는 내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상기하며 어떤 곳을 거쳐 어떻게 도달했는지 성찰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하는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함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어차피 쓸데없는 걱정이겠지만, 다음 세대에게도 그랜저가 성공의 상징임을 어필하고 싶다면 단순 추억팔이가 아닌 여러 의미에서 보다 진보된 성공의 상징으로 그랜저가 대한민국 대표 세단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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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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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h******* 2019-12-04 17:17 | 신고
제네시스 떄문에 조금 입지가 애매해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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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 2019-12-03 21:24 | 신고
각그랜저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영원히 각인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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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kw** 2019-12-03 10:05 | 신고
그랜다이져 =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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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z*** 2019-11-29 19:39 | 신고
그랜저 라는 이름의 상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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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ki***** 2019-11-28 14:34 | 신고
개인적으로 이번 그랜저 시리즈 CF는 좋은 거 같습니다.
성능이 어쩌고 유명인이 나와 다이나믹하게 질주하는 그런 CF가 아니고 ...
잔잔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성공의 의미를 전달 하려고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집에 그랜저 타고온 아들? 반기는 어머님...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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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m7*** 2019-11-28 08:00 | 신고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져로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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